23일 中 상하이(上海)에서 기자회견...이달부터 발효된 對화웨이 제재에 "곤란한 상태"
자사 기술 개발중이라고는 하지만 '갈 길 멀다'는 평가 나와...업계 영향은 필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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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화웨이기술(華爲技術)의 로고.(사진=로이터)

중국 화웨이기술(華爲技術)이 이달부터 시행중인 미 상무부의 수출 제재와 관련해 매우 곤혹스럽다는 입장을 냈다. 화웨이 측은 여러 대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사정이 녹록치 않은 모양이다.

“미국의 제재 강화가 우리 회사의 생산과 경영에 큰 곤란을 초래했다.”

23일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궈핑(郭平) 화웨이기술 부회장이 한 말이다. 궈 부회장이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5월 이후 4개월여만이다. 이달 15일부터 시행중인 미 상무부의 대중(對中) 수출 제재 조치로 인해 회사가 매우 곤란한 상황에 처해 있다는 설명이었다. 해당 제재로 인해 화웨이는 미국 기업의 기술이 들어간 부품을 일절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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궈핑 화웨이기술 부회장.(사진=연합뉴스)

화웨이가 확보한 반도체 재고와 관련해 궈 부회장은 “스마트폰만 하더라도 매년 수억 장의 반도체가 사용되고 있는데,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제재의 영향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궈 회장은 “조사중”이라고만 했다.

미국의 거래제한 리스트(EL)에 오른 화웨이에 미국 기업이 수출하기 위해서는 수출을 희망하는 기업이 미 상무부의 허가를 받아내야 한다. 하지만 미 상무부는 이와 같은 허가 요청을 원칙적으로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사실상 EL에 올랐다는 의미는 사실상 ‘수출 금지 대상’이 됐다는 의미와 같은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인텔 등이 일부 자사 제품에 대한 대(對) 화웨이 수출 허가를 얻어낸 것으로 알려졌으나, 업계에서는 수출 허가를 따내기가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렵다는 의견이 팽배하다.

미국의 신용평가회사인 스텐다드앤푸어스(S&P)의 분석에 따르면 화웨이 제품의 2019년 세계 시장 점유도는 ▲통신기지국 관련 28% ▲스마트폰 18% ▲태블릿PC 10% ▲컴퓨터 서버 4% ▲웨어러블디바이스 9% ▲하드웨어 장치 6% ▲컴퓨터 5% 미만 등이었다. 미국의 제재가 장기화되면 관련 업계에도 영향이 미친다.

화웨이가 사용해 온 스마트폰용(用) OS ‘안드로이드’도 자사 제품에 탑재할 수 없는 상황. 구글사(社)가 개발한 ‘안드로이드’를 대체할 수 있도록 화웨이는 2021년 상용화를 목표로 자사 OS ‘홍몽’(鴻蒙)을 개발중이다. 하지만, 등록된 어플리케이션 수가 ‘안드로이드’ 약 300만건에 비해 ‘홍몽’ 약 10만건으로, ‘홍몽’의 사용자 편의성은 매우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안드로이드’용으로 개발된 어플리케이션을 ‘홍몽’에서도 쓸 수 있도록 연구중이라고는 하지만 갈 길이 멀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궈 부회장은 “정책을 다시 검토해 줄 것을 미 정부에 요청한다”며 대중(對中) 제재 재검토를 읍소했다.

하지만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정부가 견지해 온 ‘하나의 중국’ 원칙을 무시하면서 대만(중화민국)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있는 마당에 중국을 대하는 미국의 강경한 자세가 쉽게 누그러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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