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대한민국 대통령이 자국 국민이 北에 불태워진 사실 알고도 '평화' 운운했나?
합참 측 "22일 밤 청와대에 보고했다"...文, 23일 "평화의 시대는 일직선으로 나 있는 길이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전 청와대에서 원인철 합동참모의장에게 삼정검(三精劍)에 수치(綬幟)를 달아준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전 청와대에서 원인철 합동참모의장에게 삼정검(三精劍)에 수치(綬幟)를 달아준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소연평도에서 실종된 40대 대한민국 공무원이 북한에 총격을 받고 시신까지 불태워진 것으로 확인돼 전(全) 국민이 충격에 빠진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해당 사실을 보고받은 시점이 중요해졌다. 문 대통령은 23일 "평화의 시기는 일직선이 아니다"라며 '평화'를 강조했기 때문이다. 우리 국민이 북한의 총에 맞아 사망한 것도 모자라 불태워진 사실을 알고도 평화를 운운했다면 엄청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다만 합동참모본부 측은 24일 "22일 밤 청와대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신임 합참의장 등 군 장성들에 대한 진급 및 보직 신고식을 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강한 국방력의 목표는, 전쟁의 시기는 당연히 이기는 것이고, 평화의 시기는 평화를 지켜내고 평화를 더 발전시키는 것"이라며 "평화의 시대는 일직선으로 나 있는 길이 아니다"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진전이 있다가 때로는 후퇴도 있고, 때로는 멈추기도 하고, 때로는 길이 막힌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며 "이럴 때 국방력은 전쟁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하는 안전판 역할을 해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 군이 그 역할을 잘해 주셨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2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화상으로 진행된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도 '종전선언'을 운운하며 북한에 일방적인 구애를 했다. 하지만 북한은 대한민국 공무원을 불태우는 만행으로 문 대통령에 응답한 것이다.

군 수뇌부 역시 북한의 도발 상황을 전혀 신경쓰지 않는 안일한 태도를 보였다. 원인철 합동참모의장은 이날 "존경하는 대통령께서 중책을 맡겨 주셨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기쁜 마음은 3초 정도 됐던 것 같다"며 "무한한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기쁨을 느낄 시간조차 없었다.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 흔들리지 않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군심을 결집하겠다"고 했다.

이성용 공군참모총장도 "삼정검은 칼집 안에서 더 큰 힘을 발휘한다고 하신 대통령 말씀의 의미를 잘 새겨, 우리 군의 억제 능력을 더욱 신장시키겠다"고 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