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삼 칼럼] 국가자살 애도하는 진혼곡이 아주 크게 들려온다
[김용삼 칼럼] 국가자살 애도하는 진혼곡이 아주 크게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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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대한민국은 “아르스 베네 모리안디(ars bene moriandi)”를 외치며 국가 자살의 길로 질주하고 있다. 아르스 베네 모리안디란 ‘행복하게 죽는 기술’이란 뜻이다. 이것이 문재인 대통령이 말하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의 진면목이다. “민주주의는 어떻게 죽어가는가”를 표본적으로 보여주면서….

#1.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의 함정

우리 시대의 화두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로의 진격이다. 대한민국 국가수반이자 국군통수권자께서 거듭하여 “지금 내 가슴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열정으로 뜨겁습니다”라고 연설하셨다. 그 이후 문재인 지지층들은 그 길을 향해 무한 속도로 전력질주 중이다.

그 분은 또 같은 입으로 “국정은 실패나 시행착오가 허용되지 않는다”고도 선언했다. 이 두 발언을 비교하면 충격적인 레토릭이 발견된다. 적어도 초등학교 졸업자 이상이라면 앞의 발언과 뒤의 발언이 논리적으로 전혀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정 반대의 논리, 상반된 주장을 백주에, 중인환시리에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깨문들은 열렬 지지 환영 일색이다.

국정은 실패나 시행착오가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은 누구라도 다 아는 진리다. 때문에 국가라는 집단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 다른 나라가 경험해보지 못한 길을 가서는 절대로 안 된다. 그런 실험을 하다가 잘 되면 좋지만, 실패하면 국가가 파멸하기 때문이다. 안전한 다리만 골라서 두들겨본 후, 다른 사람이 확고히 안전하게 건너는 것을 두 눈으로 확인한 후 건너도 늦지 않다. 인류사를 앞장서서 이끌었던 훌륭한 나라들은 이 방식을 통해 인류의 삶을 진보시켜 왔다.

반면에 일부 국가들은 검증되지 않은 길을 겁도 없이 뛰어들었다. 그런 길을 선택했던 소련 공산주의, 나치 독일, 파시즘 이탈리아, 군국주의 일본은 하나의 예외도 없이 비참하게 패망했다.

#2. 창조·도전·희생의 시대는 어디로 갔을까?

현재 이 나라의 역사의 시계바늘은 심각하게 헛돌고 있다. 문재인 정권의 자해공갈단 식 국정운영 모습을 보면서 “이게 아닌데”, “이러다 이 나라 잘못 되는 거 아냐?”라는 두려움에 밤잠 설치는 시민이 한 두 분이 아닌 것으로 안다.

"나라를 나라답게"라는 슬로건으로 대선에서 승리한 문재인 대통령. 그는 취임 즉시 이 나라를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는" 미지의 세계로 질주하고 있다. 그가 원하는 종착역은 과연 어디일까?
"나라를 나라답게"라는 슬로건으로 대선에서 승리한 문재인 대통령. 그는 취임 즉시 이 나라를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는" 미지의 세계로 질주하고 있다. 그가 원하는 종착역은 과연 어디일까?

기자는 사회 첫 직장이 대우그룹이었는데, 그룹 사훈이 창조·도전·희생이었다. 창조하고 도전하여 세계 시장을 개척하자. 미래 세대를 위해 우리 세대가 희생하자는 정신이었다. 아침 7시 15분 출근하여 밤 11시가 넘도록 “대우주 해와 달이 번갈아 뜨는 오대양 육대주가 우리들의 일터다”라는 대우가족 노래를 들으며 일했다. 그렇게 일하는 것이 당연했고, 기뻤다. 열심히 일하는 만큼 기업과 사회, 나라는 상승곡선을 그렸기 때문이다.

우리 부모 세대까지만 해도 자식새끼들 세대에는 더 잘 사는 나라, 더 행복한 나라 만들겠다고 지구촌 누비며 목숨 걸고 장사했고, 졸린 눈 비비며 허리띠 졸라가며 근검절약하여 한 푼 두 푼 모아 이 나라 국부를 늘렸다. 지금 우리는 어떤 모습인가?

국가에서 4인 가족 세대 당 100만 원 현금을 공짜로 준 데다가, 추석을 앞두고 또 돈을 준단다. 문재인 대통령이나 이재명 경기도지사 개인 재산으로 나눠주는 돈이 아니라는 사실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하늘에서 돈벼락이 내렸나? 알고 보니 빚을 내서 준 돈이다. 폭증하는 국가부채, 가계부채는 누가 갚는가?

한 나라의 국부(國富)는 그 나라 국민 개인재산 총액을 뜻한다. 한 나라의 지력(知力)은 국민 개개인의 공부와 독서의 총합이다. 한 나라의 국가부채는 개개인이 진 빚의 총액이다. 국가가 빚을 지면 국가가 갚는가? 결국 국민 세금을 뜯어내 갚는 것이니 국민이 갚아야 할 몫이다. 지금 우리 세대는 우리 편하자고 자식, 손자들 빚더미에 깔려 죽게 만들면서 빚잔치를 즐기고 있다.

출간과 더불어 베스트셀러에 오른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 이 책의 부제가 '민주주의는 어떻게 끝장나는가'로 되어 있다. 문재인 정권이 이 나라의 자유민주주의의 목을 졸라 죽이고 있음을 적나라하게 고발한 책이다.
출간과 더불어 베스트셀러에 오른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 이 책의 부제가 '민주주의는 어떻게 끝장나는가'로 되어 있다. 문재인 정권이 이 나라의 자유민주주의의 목을 졸라 죽이고 있음을 적나라하게 고발한 책이다.

#3. 조지 오웰은 가라, 올더스 헉슬리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선포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와 똑같은 이름의 책이 베스트셀러 대열에 올랐다. 저자는 진중권·서민·김경률·권경애·강양구 등 5인이다. 그런데 이 책의 부제로 달려 있는 “민주주의는 어떻게 끝장나는가”라는 문장이 비수처럼 뇌에 와서 박힌다.

이 책에서 저자들은 인간을 통제하는 두 가지 방식을 제시한다. 조지 오웰의 『1984』 방식, 즉 빅브라더가 모든 것을 감시·억압·통제하는 방법이 그 하나요, 다른 하나는 인간들에게 많은 정보·놀거리를 제공하면서 스스로 압제를 환영하도록 만들어 통제하는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방식이다(강양구·권경애·김경율·서민·진중권 지음,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 천년의 상상, 2020, 21쪽).

올더스 헉슬리(좌)와 조지 오웰. 문재인 지지층들은 조지 오웰 식의 감시 억압이 아니라 인간들에게 많은 정보와 놀거리를 제공하면서 스스로 압제를 환영하도록 만드는 '멋진 신세계' 방식을 유효적절하게 사용하여 군중을 통제하고 있다.
올더스 헉슬리(좌)와 조지 오웰. 문재인 지지층들은 조지 오웰 식의 감시 억압이 아니라 인간들에게 많은 정보와 놀거리를 제공하면서 스스로 압제를 환영하도록 만드는 '멋진 신세계' 방식을 유효적절하게 사용하여 군중을 통제하고 있다.

지금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향해 무한 질주하는 세력들은 조지 오웰 방식은 틀렸다, 이제는 헉슬리 식으로 통제해야 한다고 외친다. 그들은 거짓말로 대중을 선동한다. 그 선동에 속아 넘어간 대중들은 마치 록밴드 공연장에 온 관중들처럼 열광한다. 반면에, “그 주장은 거짓이다. 사실(fact)과는 다르다”라고 이의제기를 하면 즉각 마녀사냥에 돌입한다.

#4. 새로운 유형의 마녀사냥 득템

마녀사냥의 방식도 특이하다. 사실이나 진실을 외치는 사람을 ‘콕 찍어서’ 과격하게 응징한다. 응징 방법도 특이하다. “이것이 사실”이라고 내놓는 메시지(message)를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주장을 하는 메신저(messenger)를 융단 폭격하여 쑥대밭을 만드는 방식이다.

과거에는 거짓말을 선동하다가 들통 나면, 비록 그것이 ‘악어의 눈물’이라 해도 자숙의 기간이라도 가졌다. 지금 문재인 지지자들은 어떤 사실의 진위(眞僞)나 선악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 애오라지 내가 좋아하느냐, 싫어하느냐의 호오(好惡) 감정으로 판단 기준을 바꿔버렸기 때문이다. 이른바 팬덤(fandom) 정치다. 팬덤 정치는 이념·정책이 아니라 팬 그 자체를 지지한다.

자신들이 선호하는 대상을 위해서라면 그 어떤 것을 희생시켜도 좋다. 중요한 것은 자기가 좋아하는 그 대상과 행위, 즉 자신의 욕망과 쾌락이다. 그것을 위해서라면 정당이나 국가, 조직 따위는 어떻게 되든 내가 알 바 아니다.

#5. 너희들이 우리의 ‘이케멘’을 괴롭혀?

신개념의 프로파간다 방식이 문재인 권력과 만나면서 야수와 같은 괴물이 탄생했다. 자기편을 위해서라면 사실·진실·진리 따위는 수시로 왜곡해도 되는 것이고, 우리 편을 위해서라면 선악의 기준까지 바꿔치기해가면서 열렬 지지하는 미증유의 공황 상태가 발생한 것이다. 법무부장관 임명 35일 만에 물러난 조국 사태가 그 전형에 속한다.

조국이라는 인물이 거짓말을 하든, 사기를 치든, 범죄를 저지르든 그런 사소한 행위를 따지는 것 자체가 일종의 범죄행위다. 열혈 극성 지지자들에게 조국이란 ‘미끈하게 잘 생긴 미남’, 혹은 ‘잘 나가는 남자’를 뜻하는 ‘이케멘(イケメン)’이기 때문이다.

지지자들에게 조국이란 인물은 자신들의 아픔을 치료해주는 영적 치료사요 로망이며 이데아이자 모든 것을 뛰어넘는 초월적 존재다. 이런 현상이 팬덤 정치다.
지지자들에게 조국이란 인물은 자신들의 아픔을 치료해주는 영적 치료사요 로망이며 이데아이자 모든 것을 뛰어넘는 초월적 존재다. 이런 현상이 팬덤 정치다.

지지자들에게 있어 조국은 자신들의 아픔을 치유해주는 영적(靈的) 치료사요, 거대한 로망이며, 떠오르는 태양이자 이데아다. 자신들의 신적(神的) 존재이자 초인(超人)인 ‘이케멘’을 법치의 상징인 법무부장관에 임명한 문재인은 위인이자 선인(善人)이요, 그의 불법·비리·범죄성을 들춰내는 보수 언론이나 양심적 검찰, 태극기 세력은 섬멸 대상일 뿐이다.

#6. 신보수·신주류 586 진영의 탄생

오늘날 대한민국을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로 몰고 가는 주체세력은 586 운동권이다. 그들도 한 시절 정의구현의 화신이었다. 노동자·농민과 아픔을 함께 하기 위해 위장취업, 투옥도 서슴지 않았다. 공장 노동자로 뛰어들어 “어떻게든 잘 살아보자”, “가난하다고 차별 바지 않는 세상을 만들자”는 그들의 꿈을 함께 이루기 위해 반국가·반체제 운동을 하다가 직장에서 쫓겨나고, 가족들에게 버림받았으며 감옥에도 갔다.

이 과정에서 저들은 우리 사회의 도덕적 권위를 장악하고 ‘정의의 세력’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들은 기득권 세력이 저지른 부정·부패·비리·타협·야합·갈취·투기·탈세·범법·탈법을 무자비하게 공격했다. 언제나 공세의 고삐는 도덕적 권위를 장악한 운동권 세력이 쥐었다. 자신들은 가진 것이 없어 깨끗하고 도덕적이고 청렴한 세력이라고 자위했기 때문이다.

세월의 풍파는 특정인의 청춘을 피해가거나 비껴가지 않는다는 것이 비극의 단초다. 어느덧 살다 보니 권력의 추와 이념적 지향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기울면서 딸린 식솔 먹여 살리느라 적당히 세상과 타협한다. 그러는 사이, 자신들이 그토록 혐오했던 기득권 세력과 완전 판박이가 되어버렸다. 적당히 부패하고, 권력과 타협하며, 가진 자들을 겁줘서 적당히 뜯어내는 삶의 양태를 완벽하게 답습했다.

조국과 그 부인만 반칙왕으로, 혹은 지탄받아야 할 부정·비리의 화신이 아니라, 그들 세력과 진영 소속 인사들 거의 대부분이 기득권화 했다. 이른바 ‘586 운동권 세력’이라는 신보수·신주류가 탄생한 것이다. 그들이 축적한 물질적 기반은 과거 보수와 다르지 않고, 그 자리에 도달하기 위해 사용한 벙법도 과거의 기득권층과 놀랍도록 판박이였다.

조국 부부 방식이 추구했던 삶의 패턴은 어느덧 그들에게 하나의 생활방식, 즉 아르스 비벤디(arsvivendi)로 정착되었다. 그들 진영이 조국을 옹호할 때, 사실은 자기를 옹호하고 있었던 것이다(앞의 책, 265~266쪽).

#7. 대한민국, 아르스 베네 모리안디(ars bene moriandi)

인간사의 작동 원리에 의하면 기득권 세력, 그 중에서도 감시받거나 비판받지 않는 세력은 반드시 부패하게 되어 있다. 가장 도덕적이고 양심적인 세력이라 외쳤던 그들이 알고 보니 더 썩은 내 진동하는 부패 세력임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권력의 지지율은 강고하게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국민들에게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나라를 경험하게 해주겠다”고 대놓고 선전하고 있다. 알고 보니 그 참 모습은 민주주의와 법치가 사망하여 존재하지 않는 나라, 도덕과 사실, 양심과 진실이 증발된 나라,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법칙이 살벌하게 작동하는 홉스적 자연 상태의 나라, 정의란 “문재인 지지자들이 믿고 있는 방식”이라고 협박하는 나라가 되었다.

부모님 세대가 피땀 흘려 축적해놓은 얼마 안 되는 부를 코로나 사태 핑계로 아낌없이 공짜로 나눠주어 생활자금으로 소비시키는 나라, 자식이나 손자손녀 세대가 빚더미에 깔려 죽든 말든 오늘 당장의 욕망을 위해 국부를 아낌없이 탕진하는 나라, 남들은 제4차 산업혁명 운운하며 미래를 준비할 때 과거로 질주하여 온 영혼과 노력을 과거사 망령에 때려 박는 나라로 돌변했다.

“강한 자 내 뒤를 차지하라!”

알렉산더가 죽으며 한 말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아르스 베네 모리안디(ars bene moriandi)”를 외치며 국가 자살의 길로 질주하고 있다. 아르스 베네 모리안디란 ‘행복하게 죽는 기술’이란 뜻이다. 이것이 문재인 대통령이 말하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의 진면목이다. “민주주의는 어떻게 죽어가는가”를 표본적으로 보여주면서….

김용삼 대기자 dragon0033@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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