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개 여성단체들의 모임 ‘행동하는 프로라이프’, 23일 정부 규탄 기자회견 개최
“임신 어느 기간에도 태아는 생명이며 낙태는 살인”

행동하는 프로라이프 회원들은 23일 서울정부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사진=양연희)
행동하는 프로라이프 회원들은 23일 서울정부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사진=양연희)

‘생명존중·낙태반대’ 기치 아래 모인 40여 개 단체들의 모임인 ‘행동하는 프로라이프(Acts for Pro-life)’는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임신 14주 이내 낙태 허용’ 입법안에 반대했다.

행동하는 프로라이프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현재 약 96%의 낙태가 12주 이내에 이루어지고 있다”며 “임신 14주 이내 낙태허용은 사실상 전면적으로 낙태를 허용하겠다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임신 14주 때 태아는 보통 키 10~12㎝, 몸무게 70~120g이다. 심장이 뛰고, 모든 장기의 기본구조 형성이 완료된 상태다. 뇌가 생각도 하고 신경계가 기능을 하여 고통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간의 태아는 손으로 탯줄을 잡기도 하고 엄지손가락을 빨기도 한다. 이 단체 회원들은 정부의 5개 부처 장관들의 얼굴 아래 각각 임신 14주에 낙태당한 태아의 사진을 붙여 거리에 전시하기도 했다.

사진=양연희

행동하는 프로라이프 송혜정 이사(케이프로라이프 상임대표)는 “언론과 좌파 여성단체들은 ‘여성이 낙태를 원한다’는 선동을 멈춰라”며 “2018년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성들이 낙태를 선택하는 이유는 사회경제 문제, 파트너와 부모의 요구 등 여성 스스로의 결정권과 관계없는 이유가 54%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송 이사는 “이미 우리나라 모자보건법은 근친상간이나 강간에 의한 임신, 산모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임신 등의 경우 낙태를 허용하고 있다”며 “강간에 의한 낙태는 전체 낙태의 0.9%에 불과하며, 청소년 낙태는 지난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38명에 불과한데 낙태 찬성측이 지나치게 이러한 예외적인 경우들을 지나치게 과장해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다”고 했다.

그는 “낙태죄 폐지는 단순히 여성의 자기결정권 문제가 아니다”며 “낙태가 허용된 국가들의 경우 장애아 검사를 지나치게 많이 시행해 낙태를 조장하거나 사후 낙태약(미프진)의 과대 광고와 이로 인한 청소년 낙태의 증가, 낙태아의 장기와 부속물의 매매 등 낙태가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어 “2018년 보건복지부는 연간 5만 건의 낙태가 불법적으로 시행되고 있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으나 의료계는 음성적인 낙태를 포함해 연간 최소 50만 건 이상의 낙태가 시행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며 “낙태죄가 완전 폐기될 경우 연간 30만~100만 건의 낙태가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이 단체 회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아이들에게는 교육으로 프리섹스를 권장하고 아기가 생기면 출산 직전 태아도 낙태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추미애 법무부가 원하는 세상인가. 임신 14주 전의 태아는 인간이 아니고 14주 후의 태아는 인간이란 말인가”라며 “임신 어느 기간에도 태아는 생명이며 낙태는 살인”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회원은 “정부는 ‘태아의 생명 보호’라는 낙태죄 본래 취지를 훼손하지 말라”며 “정부가 낙태 합법화를 통해 성관계 후 아기가 생기면 낙태해버리는 ‘수치스러운 여성상’을 만들고 있음을 주지해야 한다. 피임, 임신, 출산, 낙태의 짐을 여성에게만 지우는 여성차별적 정책을 중단하고 여성의 출산권을 보호하라”고 했다.

국무총리실 국무조정실은 이르면 24일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열어 이 문제를 다룰 예정이다. 법무부, 여성가족부, 보건복지부, 문화체육관광부, 교육부 5개 부처 차관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 12월까지 입법 시한이 약 3개월밖에 남지 않은 만큼 이번 회의에서 정부 입장을 정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말 개최됐던 5개 부처 차관 회의에선 낙태 허용 기간을 ‘임신 14주 내외’로 하는 방안이 주로 다뤄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 추미애 장관은 지난 8월 12일 낙태죄를 전면 폐지하는 것으로 정부 입법안을 발의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여성가족부도 낙태죄 전면 폐지 입장이다.

행동하는 프로라이프는 지난 22일 과천정부청사 법무부, 23일 서울정부청사 여가부 앞에 이어 오는 24일 세종정부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임신 14주 이내 낙태 합법화에 반대한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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