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가 북한에 보내기 위해 촬영한 이산가족 영상 편지 2만3000여편이 16년째 전달되지 못하고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이 통일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5년부터 제작된 이산가족 영상 편지는 총 2만3072편에 달했다.

통일부는 최근 3년 동안에도 2017년 1500편, 2018년 1502편, 지난해 1010편을 각각 제작했고, 올해 들어서는 9월 현재까지 1000여편이 새로 촬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2008년 시범사업으로 25편이 북한에 전달된 이후로는 남북 이산가족 디지털박물관 등 웹사이트에 게재한 1568편을 제외한 나머지 촬영분은 전혀 활용되지 못하고 방치되고 있다.

아울러 통일부가 이산가족 화상 상봉 재개를 위해 북한에 보내기로 하고 구매한 영상 단말기, 조명 설비 등 장비 약 4억8000만원어치도 창고에 남아있다.

특히 서울, 부산, 광주 등 13개 화상 상봉장은 2007년 이후 한 차례도 사용되지 않았고 개보수 비용으로만 23억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김기현 의원은 "현재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한 생존자 5만478명 중 70세 이상의 고령자는 85.7%에 달한다"며 "통일부가 이산가족 상봉에 대한 유엔 대북제재 면제를 확보한 만큼 이산가족 화상 상봉이나 영상 편지 교환 등 실질적인 노력에 더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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