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독감 백신 온도 유지 부적절로 접종 중단...생산상 문제는 아냐"
"냉장차가 지역서 독감 백신 배분하는 과정에서 상온 노출"
"사용 중지된 독감 백신 물량은 500만 도즈"
코로나19·독감 동시유행 차단 구상에 제동 걸릴 가능성

정부가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무료 접종 계획을 일시 중단했다. 백신을 배송하는 과정에서 냉장 온도가 제대로 유지되지 않은 결과로 500만 도즈 중 상당수가 폐기될 전망이다. 품질 검증에 대략 2주가 걸릴 예정이라 코로나19(우한 코로나 바이러스)와 독감의 동시유행을 차단하려는 정부 구상에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2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에서 독감 백신 접종 중단에 대해 브리핑했다. 정 청장은 이 자리에서 "조달 계약업체의 유통 과정에서 백신 냉장온도 유지 등의 부적절 사례가 어제 오후에 신고됐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문제가 제기된 백신은 유통하는 과정상의 문제 즉, 냉장 온도 유지에 문제가 있다고 제기된 것으로 제조상의 문제 또는 제조사의 백신 생산상의 문제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정 청장은 "정부의 조달계약을 통해 1천259만 도즈(1회 접종분) 정도를 도매상을 거쳐 의료기관에 공급하는 방식"이라면서 "약 500만 도즈 정도가 공급된 상황이나 아직 접종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500만 도즈 중 일부가 상온에 노출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정부는 문제가 된 물량에 대한 최종 품질 검사를 실시한다. 이 같은 안전성 확인 절차를 거친 후 백신 접종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안전성 검증에는 약 2주 정도의 시일이 소요된다.

문은희 식품의약품안전처 과장은 "(백신이) 상온에 노출되게 되면 품질에 이상이 생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가 없다"면서 "제일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라면 효능을 나타내는 단백질 함량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또 "단백질 함량만의 문제일지는 확인이 필요해 광범위한 검사로 제품 전반의 품질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만약 검증 결과상 백신에 안전성 문제가 발견될 경우에는 해당 물량을 전량 폐기할 수밖에 없어 올해 접종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특히 정부가 코로나19와 독감의 동시유행, 즉 '트윈데믹'(twindemic) 차단을 목표로 추진 중인 방역 계획에도 빨간불이 들어오게 됐다.

정부는 올해 독감 무료 접종 대상자를 대폭 확대해왔다. 올해 대상자는 생후 6개월∼만 18세 소아·청소년과 임신부, 만 62세 이상 어르신 등 1천900만명이다.

보건당국은 22일부터 무료 접종을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전날 발견된 백신 유통 과정에서의 문제점으로 접종 일정이 당분간 지연될 전망이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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