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이번에는 (아내가) 입원한 병원을 찾지 말고 잠시라도 방해 없이 치료 받게 해 달라"
17일 재판 도중 쓰러진 정경심 동양대 교수와 관련해 남편인 조국 前 법무부 장관이 기자들에게 호소
"이명박도 박근혜도 수감 도중 지병이 도져 입원했는데 그 쪽 기자들은 열심히 따라더니더라"
조국 일가가 보인 태도에 '고깝다'는 식의 반응들 이어져...인터넷 여론 '냉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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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는 17일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의혹 등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던 도중 건강상의 문제를 호소해 들것에 실려나왔다.(사진=연합뉴스)

“구역질이 나올 것 같다.”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가 쓰러져 들것에 실려나갔다.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의혹 등으로 기소돼 1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재판을 받던 도중이었다.

이와 관련해 정 교수의 남편인 조국 전(前) 법무부장관은 같은 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정 교수가 재판 도중 쓰러진 것은 원래 지병이 있던 데다가 지난 주 친동생의 증인신문과 모자(母子)의 증인신문 등이 계속해 이어지며 심신이 피폐해진 탓이라고 설명하고 “잠시라도 방해 받지 않고 치료를 받게 해 달라”며 정 교수가 입원한 병원을 찾지 말아줄 것을 기자들에게 호소했다.

조 전 장관의 주장에 따르면 건강상의 이상을 호소해 쓰러진 정 교수는 작년 하반기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과정중 심신이 쇠약해져 몇 차례 병원에 입원해야 했다. 그런데 기자들은 정 교수가 입원한 병원을 찾아가 병원 관계자들에게 “병명이 뭐냐” “정말로 아픈 것이냐” 등의 질문을 던지며 정 교수를 괴롭혔고 이 때문에 정 교수는 여러 차례 병원을 옮겨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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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17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작성해 게재한 글의 내용.(이미지=페이스북 캡처)

하지만 정 교수와 조 전 장관에 대한 비난의 여론은 사그러지지 않았다. 정 교수가 쓰러졌다는 소식이 담긴 인터넷 신문 기사의 댓글난에는 “조국 일가를 보면 최순실(최서원) 일가는 정말 선량한 가족이었구나 싶다” “국민들은 너 때문에 XXX 난다” “연기 잘 한다” 등 정 교수와 조 전 장관의 행태를 고깝게 생각한다는 취지의 댓글들이 적지 않게 달린 것이다.

평소 사회 비평을 자주 해 온 어느 의료인 A씨 역시 조 전 장관을 비판하고 나섰다. “떳떳하면 증인신문 있으면서(증인신문을 받으면서) 심신이 피폐해질 이유가 뭐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A씨는 18일 오전 자신의 SNS 계정에 게시한 글에서 “이명박(전 대통령)도 기관지확장증 등 호흡기 질환이 도져서 수감중 서울대병원에 입원했고 박근혜(전 대통령)도 어깨가 아파서 회전근개파열술 수술을 받고 수감중 서울성모병원에 입원했다”고 지적하면서 “그쪽 기자들은 병원 이름 다 까고(공개하고), 직접 찾아가고, 진짜 아픈 거냐고 의료진에게 묻는 등 (이 전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을)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A씨는 “정경심은 구속중인 상태도 아니고 그냥 집에서 편히 지냈는데, 그동안 치료 안 받고 뭐했느냐”며 “육체적으로 힘든 것은 재판장에 앉아 있는 판사들”이라고 덧붙였다.

A씨가 게시한 글에는 A씨의 의견을 옹호하는 내용의 댓글들이 달렸다.

B씨는 “좌파 전매특허는 감성팔이”라고 했고 C씨와 D씨는 각각 “내 것만 중요하다는 X같은 이론이다” “동정심을 유발하는 쇼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조국 전 장관은 조 전 장관이 기자들을 향해 호소한 내용을 토대로 만화를 그린 작가 이 모 씨의 작품을 공유하기도 했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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