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적 행동 원치 않지만 北핵무기를 갖게 하는 것도 실수”
"남한국민은 자신의 안보와 평화를 위해 北약속 의심할 필요 있다"

존 볼턴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연합뉴스)
존 볼턴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연합뉴스)

존 볼턴 전 유엔주재 미국 대사가 20일 자유아시아(RF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북회담에서 ‘북한이 시간을 벌려하고 있구나’라고 판단한다면 시간 낭비를 피하고자 아마 회담장을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볼턴 전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과거 협상에서 보여준 이중적 사고에 익숙하며 북한 정권에 대한 환상도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공 가능성 없이 북한과 대화하는 데 많은 시간을 낭비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미국은 진정한 비핵화를 원하는 것이지 대화를 위한 대화가 아니다”며 “회담이 시작되면 초반부터 명백하게 북한이 진지하게 회담에 임하는지 아니면 단지 게임을 하는 것인지 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볼턴 전 대사는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얼마나 빨리 제거할 것인지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만약 회담이 열린다면 북한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미국이 비핵화를 대가로 북한에 경제적 지원을 제공할 필요는 없으며 미국과 북한이 평화조약을 체결할 필요도 없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한 것이 행운”이라며 “진심으로 경제적 발전을 원한다면 한반도의 분단 상황을 끝내고 한국 정부와 통일을 논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것이 진정으로 북한주민을 돕기 위한 최선의 길”이라고 덧붙였다.

볼턴 대사는 또 “확실하게 해 두자. 나는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 폐기를 위한 군사적 행동을 선호하지 않는다. 누구도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그러나 북한이 핵무기를 갖게 하는 것도 실수”라고 했다.

그는 “북한의 위협은 아시아태평양 지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위험하다”며 “나는 북한이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고 탄도 미사일 능력도 갖추고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북한은 돈을 목적으로 이란이나 테러집단인 ISIS, 알카에다 등 핵을 갖고 싶어 하는 나라에 팔 수 있다. 북한은 전 세계적인 위협이기 때문에 매우 심각한 우려와 경고 아래 다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아무도 군사적 무력을 원치 않지만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핵무기를 가진 북한 정권을 보는 것도 원치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북한 자체가 주는 위협뿐 아니라 북한의 핵무기가 전 세계로 판매될 수 있다는 위협 때문에 더 그렇다”며 “군사적 행동은 매우 위험하다. 그러나 더 위험한 것은 북한이 핵 능력을 보유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볼턴 대사는 “(미북 정상회담은) 미국이 협상에 나서는 의제와 관점은 북한 비핵화 즉 핵무기 프로그램의 폐기”라며 “이것이 이번 회담의 핵심 내용이며 그 외의 것은 시간낭비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4월로 예정된 남북정상회담에 관해선 “남한 국민이 북한을 다루는 데 있어 매우 분열돼 있다”며 “남한국민이 자신의 안보와 평화를 위해서라도 북한이 하는 약속에 대해 의심할 필요가 있다. 이는 남북정상회담에서 한국정부가 북한과 협상하기 이전에 경고의 메시지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워싱턴포스트(WP)는 15일 트럼프 대통령이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교체하기로 결정했으며 후임으로 존 볼턴 전 유엔 주재 미 대사와 키스 켈로그 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대북 강경파로 꼽히는 볼턴 전 대사는 종종 트럼프 대통령은 만나 조언하는 사이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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