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사건 공소유지 위해 광주서 서울로 출장
‘독직폭행’ 혐의에는 50일 넘도록 감찰불응
서울고검, 인사교체 겪으면서도 ‘원칙대로’ 고수
16일 채널A 기자 강요미수 혐의 재판에 출석한 정진웅(52) 광주지검 차장검사가 “감찰에 응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말해달라”는 취재진 질문에 “관련된 부분은 말씀드릴 수 없다”며 자리를 피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박진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사건 2차 공판에 정 차장검사는 출석해 증인신문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폈다. 정 차장검사는 호남의 거점 검찰청인 광주지검으로 발령났지만, 이 사건 공소유지를 위해 서울로 출장을 왔다. 재판이 끝난 후에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고 서둘러 법정을 나갔다.
정 차장검사(당시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는 지난 7월 29일 사건 관련 수사에서 한동훈 검사장에게 물리력을 행사한 독직폭행 혐의를 받는다. 한 검사장은 당일 정 차장검사에 대해 ‘독직폭행’ 혐의로 서울고검에 고소하고 감찰을 요청했다. 서울고검은 즉시 감찰에 착수했지만, 같은 달 30일 한 검사장을 상대로 진정인 조사를 했을 뿐, 정 차장검사에 대해선 50일이 넘도록 한 차례도 소환하지 못했다. 정 차장검사가 ‘병원 치료’ ‘개인적인 사유’ 등을 이유로 회피하고 있는 까닭이다.
정 차장검사는 한 검사장에게 물리력을 행사한 직후 자신도 다쳤다면서 서울성모병원 침상에 누운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병원 측에선 코로나 검사를 위해 병상을 제공한 것일 뿐, 다른 신체상의 문제로 치료받은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때문에 정 차장검사가 자신을 향한 비난 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연출 샷’을 촬영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편, 정 차장검사에 대한 감찰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감찰 수사팀은 지난 3일자 인사로 대폭 교체됐다. 대구고검 검사로 좌천된 후 사표를 낸 정진기(27기) 감찰부장 자리에는 명점식(27기) 감찰부장이 임명됐다. 정 차장검사를 조사하던 서울고검 감찰부 소속 검사들도 대부분 교체됐다. 주임검사는 춘천지검 인권감독관에서 서울고검 검사로 자리를 옮긴 송연규(28기) 차장검사가 맡았다.
이러한 수사팀 교체 인사를 ‘감찰 중단’ 신호로 읽을 수 있지만, 수사팀은 원칙대로 감찰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은 관련자들을 불러 조사를 마쳤고, 지난달 정 차장검사를 피의자로 입건했다. 다만, 소환조사에 피의자의 자기방어 기회도 제공되는 만큼, 정 차장검사를 직접 조사하지 않고 기소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