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개진 검찰의 자중지란 속에서도 윤미향 겨눈 서부지검의 기소
쪼개진 검찰의 자중지란 속에서도 윤미향 겨눈 서부지검의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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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부지검, 권력에 조아릴 때 서부지검은 ‘원칙대로’
현금 중심의 유용 의혹 수사에 주거지 압수 못한 것은 ‘아쉽다’
막판까지 구속영장 고심...정기국회에 불체포특권 고려해 불구속
횡령·사기 혐의 수억원 달해...“윤미향 의원직 박탈 가능성 높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1월 10일 당시 참모진들과 마지막 점심 식사를 위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별관으로 향하고 있다.좌측부터 윤석열 검찰총장, 강남일 차장검사, 한동훈 반부패·강력부장, 이원석 기획조정부장, 문홍성 인권부장, 복두규 사무국장, 노정연 공판송무부장, 한동수 감찰부장이다. 최근 여러 사안에 대해 윤석열 총장과 궤를 달리하는 한동수 부장이 뒤에 떨어져서 걷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띈다./사진=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1월 10일 당시 참모진들과 마지막 점심 식사를 위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별관으로 향하고 있다. 좌측에서 7번째 인물이 지난 14일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기소한 서울서부지검의 노정연 지검장이다./사진=연합뉴스

서울서부지검 형사4부(최지석 부장)가 부정한 방법으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기부금을 유용한 의혹을 받는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불구속 기소한 데 대해 “그래도 잘했다”는 평가가 법조계에서 나왔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취임 이후 개혁을 명분으로 검찰총장의 거취를 흔들고, 친여(親與) 성향의 검사들을 요직에 앉혀 권력 수사에 제동을 거는 현실 속에서, 이번 기소를 통해 서부지검이 “정의연 사건을 신속히 수사하라”는 윤석열 총장을 중심으로 한 검사동일체(檢事同一體) 원칙을 지켰다는 분석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서부지검이 윤 의원의 여러 의혹 중 일부 혐의만 적용해 기소한 것은 “실패를 두려워해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아쉬움도 표하고 있다.

서부지검이 윤 의원에게 적용한 혐의는 총 6개다. 정대협 시절 총 28건의 국고·지방 보조금을 부정 수령해 총 3억6750만원을 챙긴 혐의, 정대협 보조금 중 총 1억35만원을 개인적으로 유용한 횡령 혐의, 치매 상태인 길원옥 할머니의 심신장애를 이용해 길 할머니의 재산 중 7920만원을 정의연에 기부하게 한 준사기 혐의, 위안부 할머니 쉼터로 사용할 주택을 비싸게 사들여 정대협에 손해를 끼친 배임 혐의, 위안부 할머니 쉼터를 미신고 숙박업에 이용한 혐의 등이다. 지난 5월 관련 수사에 착수한 지 5개월 만에 내린 결론이다.

그러나 검찰 일각에서는 ‘서부지검이 조금만 더 파고들었으면 다른 의혹도 수사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서부지검은 윤 의원이 정대협과 정의연 단체 자금을 유용해 개인 부동산 구입이나 딸 유학비로 썼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자금 출처는 정기예금 해약금과 가족, 직원 등에게 차용한 돈으로 확인됐다며 불기소 처분했다. 또 3억원에 이르는 딸 유학 자금은 윤 의원 내외 수입과 친인척 자금, 윤 의원 배우자의 형사보상금으로 충당된 것으로 파악했다. 서부지검은 윤 의원이 배우자가 운영하는 신문사에 부당하게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과 대해서도 여러 업체로부터 견적서를 받아 가장 저렴한 해당 신문사를 선정한 것으로 봤다.

관련해 차장검사 출신 김종민 변호사는 “위안부 관련 시민단체 활동을 빙자해 얼마나 부패하고 타락할 수 있는지 확인한 성과가 적지 않다”면서도 “윤미향 핸드폰과 주거지 압수수색을 했더라면 더 많은 증거 확보가 가능하지 않았을까”라고 추정했다. 앞서 지난 5월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폭로에서 시작된 윤 의원과 정의연에 대한 동부지검의 수사는 초기부터 빠르게 전개됐다. 이 과정에서 정의연 사무실과 윤 의원의 주소지로 등록된 정의연 마포 쉼터를 잇달아 압수수색했지만, 현금 중심으로 돈이 유통된 사안임에도 서부지검은 윤 의원이 실거주하는 경기도 수원의 아파트에 대해선 강제수사를 하지 않았다.

한편 법조계에선 윤 의원이 받는 혐의가 많고 횡령 및 사기 금액도 수억원에 달하는 만큼 금고 이상의 형도 가능하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국회의원 등 선출직 공무원은 일반 형사사건에서는 금고 이상의 형이나 공직선거법ㆍ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에서 100만 원 이상 형을 받으면 당선이 무효화된다. 다만 불구속 사건이어서 재판이 오래 걸릴 것이라는 게 법조인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서부지검은 윤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놓고 막판까지 고심했지만, 정기국회 중인만큼 불체포특권 문제가 불거질 것을 고려해 불구속 기소로 결론낸 것으로 전해졌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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