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조직의 부패와 기득권, 관습주의 타파하고 국민을 위해 일하는 내각을 만들어 나아가겠다”
日 여당·자유민주당(자민당), 14일 오후 2시 도쿄 소재 某 호텔에서 제26대 총재 선거...스가 長官에 압도적 지지
오는 16일 개막 예정인 임시국회에서 정식으로 新任 총리로 지명될 예정...제99대 일본국 총리 탄생

스가 요시히데(菅義偉·71) 일본 내각 아베 신조 전(前) 일본 총리의 뒤를 이어 일본의 거대 여당인 자유민주당(자민당) 총재직에 올랐다. 이에 스가 관방장관은 오는 16일 임시국회에서 정식으로 총리 지명을 받고 총리직에 취임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신임 자민당 총재 선거는 도쿄에 소재한 모(某) 호텔에서 14일 오후 2시부터 시작됐으며 개표 결과는 그로부터 1시간 30분 뒤인 오후 3시 30분쯤 나왔다.

이날 선거는 자민당 소속의 중의원과 참의원 394명과 47개 지방자치단체 대표 141명(각 자치단체별 3명)으로 구성된 선거인단으로 치러졌다. 여타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일본 역시 중국발(發) ‘우한 코로나바이러스’ 대규모 유행 사태를 겪고 있기에 자민당 수뇌부가 전당대회를 통한 신임 총재 선출이 어렵다고 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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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도쿄 소재 모(某) 호텔에서 거행된 제26대 자유민주당(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스가 요시히데 일본 내각 관방장관이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신임 총재로 당선됐다.(사진=로이터)

결과는 예상을 크게 빗나가지 않았다. 총 534표 가운데 377표(70.6%)가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에게 돌아가면서 신임 자민당 총재는 스가 관방장관으로 결정됐다. 스가 관방장관과 함께 신임 총재직에 도전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63) 자민당 정무조사회장과 이시바 시게루(石破茂·63) 전(前) 자민당 간사장은 각각 89표(16.7%)와 68표(12.7%)를 얻는 데에 그쳤다.

선거 전부터 자민당 당내 여론은 ‘스가 대세론’으로 굳어져 있었다. 지난 2012년 관방장관 취임 이래 7년 8개월여 동안 아베 총리를 측근에서 보좌해 온 그였기에, 스가 관방장관은 누구보다도 아베 총리의 정책을 잘 이해하고 있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건강상의 이유로 갑작스럽게 사임을 결정하게 된 아베 총리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적격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이날 오전, 선거에 앞서 열린 정례 기자회견에서 스가 관방장관은 “관방장관으로서 위기 관리를 자신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 긴장감을 갖고 일해 왔다”며 차기 정권에 임하는 자세도 ‘위기 관리’에 역점을 두고 만전을 기(期)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일 관계와 관련해서도 스가 관방장관은 “국제정세 전체 상황을 보면서 미일동맹을 기축으로 세계 각국과 폭넓고 안정적인 관계를 구축해 나아가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미일동맹의 중요성과 정상 간 신뢰관계 구축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자민당 제26대 총재 당선이 확정되자 스가 관방장관은 단상에 올라 아베 총리에 대해 감사의 인사를 표한 뒤 “내가 목표로 하는 사회상은 ‘자조(自助)·공조(共助)·공조(公助) 그리고 유대’”라며 “공무원 조직의 부패와 기득권, 나쁜 관습주의를 타파하고 규제 개혁을 추진함으로써 국민을 위해 일하는 내각을 만들어 나아가겠다”고 했다.

이에 아베 전 총리는 스가 관방장관에게 꽃다발을 안겨주고는 “오늘 자민당 총재 바통을 스가 요시히데 신임 총재에게 넘겨주게 됐다”며 “7년 8개월 간 관방장관으로서 국가를 위해 묵묵히 땀흘려 온 스가 관방장관을 보건대, ‘이 사람이라면 믿을 수 있다’ ‘새 시대에 가장 어울리는 자민당의 새 총재’라고 생각한다”는 표현으로 축하 인사를 건넸다. 그러면서 아베 전 총리는 “스가 신임 총재를 선두로 해서 ‘코로나19’로 인한 국난을 극복하고 빛나는 일본을 만들어 나아가자”고 덧붙였다.

한편 자민당의 신임 총재로 선출된 스가 관방장관은 오는 16일 사흘 간의 일정으로 개막하는 임시국회에서 정식으로 총리 지명받을 예정이다. 각각 하원과 상원에 해당하는 중의원과 참의원 모두 자민당이 절대 다수를 점하고 있기에 스가 관방장관의 신임 총리 취임은 확실시되고 있다. 이후 천황(天皇)의 재가를 거쳐 정식으로 총리직에 오른다면 스가 관방장관은 제99대 일본국 총리대신으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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