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가 당직병 실명 공개하자 친문공세 펼쳐져
국민의힘 “민주화 외친 사람들의 살풍경” 비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7일 오후 열린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자료제출 요구와 관련한 의원들의 의사진행 발언을 듣고 있다. 2020.7.27/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7일 오후 열린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자료제출 요구와 관련한 의원들의 의사진행 발언을 듣고 있다. 2020.7.27/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27)씨의 카투사 복무 중 ‘휴가 미복귀’ 사실을 공익 제보한 현모(27)씨에 대한 수위를 넘은 비난이 여권을 중심으로 가해지고 있다. 관련해 현씨는 “상식 밖의 사람들에게 너무 많이 시달려 정신과 병원에라도 가봐야 할 지경”이라면서도 “(경위 파악을 위해) 국회가 부르면 가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14일 전해졌다.

지난 2월께 추 장관 아들 서씨의 휴가 미복귀 의혹을 처음 제보한 현씨는 그로부터 7개월가량이 지난 최근 여권 지지자들로부터 각종 욕설과 인격모독성 메시지를 받아 고통을 호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일 페이스북에서 현씨의 실명과 얼굴을 공개한 뒤부터다.

황 의원은 해당 페이스북 글에 “추 장관 아들 서 일병과 관련, 모든 출발과 시작은 당시 현○○ 당직병의 증언이었다”면서 “현○○의 언행을 보면 도저히 단독범(犯)이라고 볼 수 없다”고 썼다. 또 “공범 세력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도 적었다. 이는 현씨를 단독범, 공범으로 규정하는 등 범죄자로 지목하고 현씨에 대한 신원을 여권 지지자에게 제공해, 공격을 유도했다는 여론의 비판을 받았다. 논란이 일자 황 의원은 글을 게시하고 7시간 만에 현씨 실명을 지우고 문제가 되는 단어 일부를 수정했지만, 현씨에 대한 신원은 이미 인터넷상으로 퍼진 뒤였다.

이후 현씨는 자신의 페이스북 명의로 여권 지지자들이 보내는 욕설과 비난 메시지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같은 ××야’ ‘쳐죽여 버리겠다’ 등의 그것이다. 실제로 친여 성향의 유튜브 채널 댓글란에도 “현씨를 구속수사해야 한다” “현씨는 사회 암적 존재” “어리석은 X” 등 견디기 어려운 수위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일부는 현씨가 ‘일간베스트 회원’이라는 출처 없는 미확인 소문도 퍼뜨리고 있다. 현재 현씨의 페이스북 페이지는 삭제된 상태다.

야권에서는 이 같은 상황을 두고 “지금 이 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인가, 문주(文主)주의 국가인가”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법제사법위원들은 13일 성명을 내고 “평생 ‘민주화’ ‘민주주의’를 외치던 사람들이 빚어내는 살풍경”이라며 “그토록 중시해 온 공익제보는 정권에 유리하면 보호 대상이고, 불리하면 인격 살인을 해도 된다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황 의원을 향해 “친문 극렬 지지층에게 공익신고자의 신원을 낱낱이 까발려 괴롭혀달라며 ‘작전에 들어가자’라는 돌격 신호를 보낸 것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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