首都 민스크에서만 10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정권 퇴진" 요구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러시아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대책 협의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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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벨라루스의 수도 민스크에서는 10만명이 넘는 반(反)정부 시위 참가자들이 거리로 나와 지난달 실시된 대통령선거가 ‘부정선거’로 치러졌다며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사진=연합뉴스)

지난달 실시된 대통령선거와 관련해 ‘부정선거’ 의혹으로 들끓고 있는 벨라루스에서는 13일(현지시간) 5주 연속 대규모 반(反)정부 시위가 계속됐다.

이날 수도(首都) 민스크에서만 10만명이 넘는 시민이 반(反)정부 시위에 참가하기 위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시민들은 여러 갈래로 나뉘어 민스크 시내 주요 도로를 따라 가두행진을 벌였고 자원봉사자들이 이들에게 물과 음식을 나눠지며 시위대를 지원했다.

시내 곳곳에 배치된 폭동 진압 부대인 ‘오몬’(OMON) 요원들과 경찰 병력이 시위대의 행진들 차단하는 한편 시위 참가자들 체포에 나서기도 했다. 벨라루스 내무부 발표에 따르면 이제까지 체포·구속된 반(反)정부 시위 참여자는 250여명에 달한다.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야권 세력인 ‘조정평의회’(調整評議會) 측은 자신들의 시위가 ‘평화 시위’에 해당한다며 정부를 향해 강경 대응을 포기할 것을 촉구하고 있지만 벨라루스 정부 측은 ‘정권전복 기도(企圖)’라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주말마다 대규모 시위가 계속되자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를 직접 찾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향후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미 지난달 27일 러시아 국영 텔레비전 방송에 출연해 벨라루스 측으로부터의 요청을 전제로 벨라루스에 대한 군사 개입도 가능하다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하지만, 벨라루스 사태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국가들이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 만큼 러시아도 쉽게 움직일 수는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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