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승 靑경제수석 "'통신비 지원이 무의미하다는 입장을 이해할 수 없다"
"더 나은 대안 찾는 것은 국회 책무인 만큼 논의 경청하겠다...정부가 많은 고민 끝에 판단한 것"

[사진=리얼미터]

국민 10명 중 6명은 정부·여당의 '전 국민 통신비 2만원 지원' 방침에 '잘못한 일'이라고 평가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청와대는 '통신비 지원이 무의미하다는 입장을 이해할 수 없다'며 기존안 고수의 뜻을 내비췄다.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은 1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한 가족에 중학생 이상이 3명, 4명이라고 하면 6만원, 8만원의 통신비 절감액이 생기는 것 아닌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이 수석은 "예산 심의 과정에서 더 나은 대안을 찾는 것은 국회의 책무인 만큼 논의를 경청하겠다"면서도 "정부가 많은 고민 끝에 판단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이날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 국민 통신비 2만원 지원 방안에 대해 조사한 결과 '잘못한 일'이라고 평가한 응답자 비율이 58.2%(매우 잘못한 일 39.8%, 어느 정도 잘못한 일 18.4%)로 집계됐다.

국민 10명 중 6명이 정부·여당의 '전 국민 통신비 2만원 지원'에 부정적 입장을 나타낸 것이다.

특히 중도층에서 '잘못한 일'이라는 평가가 이 67.5%로 보수층(64.2%)보다 많았고, 지역 별로는 광주·전라(52.0%)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잘못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정치권에서는 야당뿐만 아니라 여당 내에서도 반대 입장이 나오고 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야당에서 반대하고 국민들 일부에서도 비판적 여론이 있다면 '통신비 부담' 완화라는 정책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다른 대안도 함께 검토해보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또 해당 예산 약 9000억원을 무료 와이파이망 확대에 투자하자고 제안했다.

앞서 이재명 경기지사도 지난 10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영세 자영업자의 매출을 늘려주는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워 아쉽다"며 "통신비는 직접 통신사로 들어가 버리니 승수 효과가 없다”고 지적했다. 

야당은 약 1조원의 재정이 무의미하게 사용된다는 입장이다.

주호영 국민의 힘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가) 비대면 재택근무로 통신량이 늘어 국민들에게 통신비를 지급한다 했지만, 국민들은 정액제를 써 통신비가 그리 늘지 않았다"며 "돈을 효과 없이 붓는 건 도덕적·재정적 해이가 여실히 드러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주 원내대표는 "많은 국민들이 그렇게 쓸 돈이면 독감 백신을 전 국민에게 무료 예방 접종해주자는 제안을 많이 한다"며 "그런 쪽으로 예결위 심사 과정에서 조정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예결위 국민의힘 간사를 맡고 있는 추경호 의원도 "통신비 2만원 지급은 국민 개개인한테는 자녀들 용돈 수준에도 못 미치는 돈이 지급되지만, 국가 전체로는 1조원이 쓰인다"며 "정부가 애초부터 예산을 편성할때 피해가 큰 부문을 중심으로 선별적·차별적 지원을 하겠다고 했는데, 결국 포퓰리즘 정부의 본색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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