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께 송구하다”면서 아들 의혹에는 일언반구도 없어
가족사 언급하며 감정에 호소도...“맥락 벗어나”
갑작스런 ‘검찰개혁’ 언급...자리보전 위한 명분 불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1일 오후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 주요 현안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정부서울청사에 도착해 이동하고 있다. 2020.9.11/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1일 오후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 주요 현안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정부서울청사에 도착해 이동하고 있다. 2020.9.11/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아들 서모(27)씨의 휴가 특혜 의혹에 대해 “국민께 정말 송구하다”며 사과했지만, 아들 휴가를 연장하는 과정에서 외압이 작용했는지를 해명하는 데는 철저하게 함구해 ‘논란만 더 키웠다’는 지적이 14일 나오고 있다.

추 장관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검찰 수사를 통해 명명백백히 진실이 밝혀지지 않으면 안 될 것”이라며 “검찰은 그 누구도 의식하지 말고, 오로지 실체적 진실을 밝히라는 국민의 명령에만 복무해야 할 것”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자신의 아들 의혹에는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추 장관은 “군대에서 일부러 아프고 싶은 사람은 없다. 군은 아픈 병사를 잘 보살필 준비가 잘 돼 있었고 규정에도 최대한의 치료를 권하고 있다”며 “그렇기에 딱히 절차를 어길 이유가 전혀 없다. 이 과정에서 일각의 의심대로 불법이 있었는지에 관해 검찰이 수사하고 있고 저는 묵묵히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추 장관은 입장문에서 아들 휴가 문제로 군에 제기한 민원이 본인이 직접 한 것인지에 대한 설명은 일언반구도 없었다. 해당 통화 기록은 ‘보존 기한 초과’를 이유로 지난 6월쯤 파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전화를 한 당사자가 추 장관 본인인지 남편인지, 추 장관이 자신의 신분을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로 밝혔는지, 외압성 발언을 했는지 등을 확인할 수 없게 됐다. 아울러 추 장관은 민주당 대표 시절 보좌관이 군 부대에 전화를 걸어 휴가 연장을 문의했다는 군 관계자 진술의 진위에 대해서도 침묵했다.

아울러 추 장관은 가족사를 거론하는 등 감정에 호소하며 사안의 본질을 흐렸다는 비판을 받는다. 추 장관은 “제 남편은 교통사고로 다리가 불편한 장애인”이라며 “그런 남편을 평생 반려자로 선택하며 제가 불편한 남편의 다리를 대신해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아들마저 두 다리를 수술받았다”며 “완치가 안된 상태에서 부대로 복귀했다. 어미로서 아들이 평생 후유증으로 고통을 겪지는 않을까 왜 걱정이 들지 않겠느냐”고 했다.

추 장관이 이번 논란 가운데서도 ‘검찰개혁’을 강조하면서 사퇴 의사가 없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밝힌 점도 ‘뜬금없다’는 여론의 비판을 받고 있다. 추 장관은 “저는 어떤 역경 앞에서도 원칙을 지켰고, 이 원칙은 지금도, 앞으로도 목숨처럼 지켜나갈 것”이라며 “검찰개혁 과제에 흔들림 없이 책임을 다 하는 것이 국민의 뜻이고 저의 운명적 책무다. 기필코 검찰개혁을 완성하겠다”고 했다. 법조계에선 “국민에게 사과하긴 했으나 무엇에 대한 사과인지 언급도 없고, 자리보전 명분으로 검찰개혁을 내세운 변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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