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주식투자 수요 증가에 생활자금 수요까지 늘어나면서 가계대출 14조 급증
전셋값 상승에 따른 주택담보대출 증가에, 주택자금 수요가 신용대출로 옮겨붙고,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악영향으로 생활자금 수요도 늘어나면서 지난달 가계대출이 사상 최대폭으로 증가했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8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948조2000억원으로 전월대비 11조7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지난 2004년 이래 최대 증가폭이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은 한 달 사이 6조1000억원 불어났으며, 신용대출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타대출은 5조7000억원 증가했다.
특히 신용대출이 역대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점이 눈에 띈다. 한은은 전셋값 상승 등 주택 관련 자금 수요가 커지고,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 등 주식 투자 수요 증가에 재난지원금 효과가 사라지면서 늘어난 생활자금 수요까지 겹쳤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기업대출도 전월대비 5조9000억원 증가하면서 8월 기준 역대 최대 상승했다.
특히 중소기업(개인사업자 포함) 대출 증가액(6조1000억원)은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최대 규모인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대기업 대출은 1000억원 감소 전환했다.
한편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은 지난달 카드 대출과 보험계약 대출(구 약관대출)을 중심으로 2조2000억원 늘었다. 이같은 가계대출 증가폭은 지난달과 비교하면 4000억원, 작년 8월과 비교하면 3조1000억원 커진 것이다.
금융권 전체로 보면 가계대출은 한 달 간 14조원이 늘었다. 이는 작년 8월(6조5000억원)의 2배 이상이며, 7월(9조4000억원)에서 약 48.9% 증가한 것이다.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작년 8월 말과 비교해 1년 사이 6.2% 증가했다.
윤옥자 한은 시장총괄팀 과장은 “최근 가계대출에는 주택자금 뿐 아니라 주식 투자자금과 생활자금 등 여러 요인이 맞물려 있어 예단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통상 9월에는 추석 상여금 유입으로 신용대출 증가세가 축소되는 현상이 있기 때문에 이달에는 지난달보다는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