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지난달 9일 대선 이후 대선 불복 시위 거세져
야권인사 납치 및 실종...시위대 행진 장갑차로 막는 일도 발생
벨라루스 당국, 야권인사 실종에 관여했을 가능성 모두 부인

실종된 벨라루스 야권 단체 '조정위원회' 간부회 임원 마리야 콜레스니코바. (사진=연합뉴스)

벨라루스에서 10만명 이상이 참가한 대대적 시위를 정부가 장갑차로 막는 일이 발생했다. 시위대는 장기집권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이 압승한 것으로 나타난 지난 대선이 부정선거임을 주장하며 대선 불복 시위를 계속 벌이고 있다. 야권 지도자들은 납치 및 실종됐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야권 '조정위원회' 간부회 임원 3명이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정위원회 간부회 임원 마리야 콜레스니코바는 이날 오전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 시내에서 실종됐다. 한 목격자는 현지 언론에 괴한들이 콜레스니코바를 미니버스에 강제로 태워 어딘가로 떠나는 것을 봤다고 증언했다.

콜레스니코바는 유력 여성 야권 후보였던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 등을 지원해온 야권 인사다.

하지만 벨라루스 경찰은 콜레스니코바를 연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후 조정위원회 공보서기 안톤 로드녠코프와 조정위원회 집행서기 이반 크라프초프 등의 야권 인사들도 실종됐다.

야권을 중심으로 당국이 이들을 연행했거나 납치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당국이 야권의 주요 인사들을 외국으로 강제 출국시켰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조정위원회는 야권 지지자들의 대선 불복 시위가 거세지자 지난달 14일 티하놉스카야의 제안으로 만들어졌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조정위원회를 '권력 찬탈 시도'라며 강력 경고했다. 사법당국은 조정위원회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

벨라루스에서는 지난달 9일 대선 이후로 투표 부정과 개표 조작, 그리고 시위대 강경 진압 등에 항의하는 시민들의 대규모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6일(현지 시각)에는 장갑차 등의 군 병력이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의 대통령궁 부근 도로의 시위대 행진을 차단벽으로 막는 장면이 보도됐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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