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大選 한달째...'부정선거' 의혹 제기에 뿔난 시민들 거리로
6일(현지시간) 首都 민스크에서는 10만명이 운집해 '대통령 하야' 요구
러시아, 벨라루스에 軍事 개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西方, 이번에는 막을 수 있나?

구(舊) 소련의 구성국 중 하나였던 벨라루스에서는 또다시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지난 8월 초 실시된 벨라루스 대통령 선거가 ‘부정선거’로 치러졌다는 의혹이 확산되면서 시작된 벨라루스 시민들의 반(反)정부 시위가 4주째 계속되고 있다.

6일(현지시간) 벨라루스의 수도(首都) 민스크에서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의 하야(下野)와 반(反)정부 시위에 참여했다가 체포된 이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이들이 모여 시위를 벌였다. 이날 시위에는 10만명이 운집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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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간) 벨라루스 각지에서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고 시위대에 대한 당국의 폭압적 탄압을 규탄하는 집회가 열렸다. 2020.9.6. / 사진=로이터

반(反)정부 세력인 ‘조정평의회’(調整評議會)와 반(反) 루카셴코 성향의 현지 매체들이 참여를 독려한 이날 집회에는 ‘단결의 행진’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벨라루스 시민들이 들고 일어선 계기가 된 것은 지난 8월9일 실시된 대통령 선거. 현직 루카셴코 대통령은 80대 6의 압도적인 표차로 상대 후보인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를 누르고 ‘6선(選) 대통령’의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대통령 선거 결과 발표가 있자 타하놉스카야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선거관리위원회가 공정하게 개표를 했다면 내 지지율은 60%에서 70%는 됐을 것”이라며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고 이웃 국가인 리투아니아로 피신했다.

이후 장기 집권 독재 체제를 이어오고 있는 루카셴코 대통령을 반대하는 시민들이 들고 일어나 이번 대통령 선거가 ‘부정선거’로 치러졌다며 시위를 조직, 매주 일요일이면 루카셴코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집회를 벌여왔다.

집회 주최 측은 ‘평화적 시위’를 주장하고 있지만, 벨라루스 정부는 강경 대응을 이어오고 있는 상태. 네 번째 반(反)정부 집회가 열린 이날 벨라루스 당국은 민스크 시내에 치안 부대를 배치하고 경계를 강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들 가운데에는 소속 부대 마크가 표시되지 않은 병력들도 다수 있었다고 한다.

한편, 벨라루스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러시아는 벨라루스 현(現) 정권에 대한 지지와 지원을 표명하고 나섰다.

벨라루스의 안정이 무너질 경우 러시아는 군사 개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 이에 대해 유럽연합(EU)과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이 벨라루스 사태에 우려와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지만, 지난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을 막아내지 못한 전례가 있어,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에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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