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혁, 한미동맹의 미래에 대해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안보만으로는 살 수 없어"
지난 6월에도 "우리는 미·중 사이에서 선택할 수 있는 국가"
동맹국에 대중(對中)견제 적극 동참 요구 높아지는데...'거리두기' 시도하나?

이수혁 주미대사가 "한미동맹의 미래상에 대해 숙고해봐야 한다"며 "한국은 안보는 미국에, 경제는 중국에 기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대중(對中) 견제에 적극 동참해줄 것을 전방위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이 미국에 일종의 '거리두기'를 하겠다는 의사를 천명한 것이다.

이 대사는 3일(현지시간) 미 조지워싱턴대 한국학연구소가 주최한 화상회의에서 "우리는 한미동맹의 미래상에 대해 숙고해봐야 한다"며 "그 과정에서 미국은 우리의 동맹이고 중국은 우리의 가장 큰 역내 무역파트너 중 하나라는 사실, 즉 한국의 지정학적 특수성이 고려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안보의 관점에서 (한미)동맹에 기대고 있고, 경제협력의 관점에서 중국에 기대고 있다"면서 "미중 사이에서 어떻게 협력하느냐는 매우 중요하고 한국 정부의 위치 선정에 대해서는 아주 첨예한 논쟁이 있다"고 했다. 이 대사는 "한 나라가 안보만으로 존속할 수 없다. 경제활동이 안보만큼 중요하다. 따라서 이 두 요소는 같이 가야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대사는 지난 6월에도 "이제 우리는 미·중 사이에서 선택할 수 있는 국가"라고 말한 바 있다. 논란이 커지자 당시 미 국무부는 "한국은 수십 년 전 권위주의를 버리고 민주주의를 받아들였을 때 이미 어느 편에 설지 선택했다"며 이 대사의 말을 공개 반박했다.

연장선상에서 이 대사의 이번 발언도 논란으로 비화될 여지가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비롯한 미국 고위 당국자들이 대중 견제에 연일 동맹국인 한국의 지지를 강조하고 있는데 한국의 주미대사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다. 안보만으로는 살 수 없다"는 발언을 한 셈이기 때문이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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