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식 의원 카투사 휴가 기록 전체 분석
“소견서, 진단서, 전산 기록, 휴가 명령지 全無”
정경두 “일부 행정처리 완벽히 안돼...오류 인정”
秋, 보좌관의 휴가연장 의혹에 “지시 안했다”
현역장병·예비역 분노...“제자식 귀한 줄만 알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7일 오후 열린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자료제출 요구와 관련한 의원들의 의사진행 발언을 듣고 있다. 2020.7.27/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27)씨가 2016~2018년 21개월간 육군 카투사 복무하면서 두 차례 병가(19일)를 나왔지만 군의관 소견서나 외부 진단서 등 일체의 근거 자료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추 장관은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다. 미래통합당은 “집권 여당 대표인 ‘엄마 찬스’를 써서 ‘황제 군 복무’를 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현역 장병들은 물론 2030 예비역 사이에서도 “엄마가 당대표면 탈영도 휴가로 둔갑되는 것이냐”는 분노가 확산되고 있다.

2일 펜앤드마이크 취재에 따르면, 서씨가 쓴 병가(19일)와 관련한 근거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육군 중장 출신의 신원식 통합당 의원은 “2016~2020년 카투사 휴가 기록 전체를 분석한 결과, 추 장관 아들의 병가 기록이 전혀 남아 있지 않다”며 “그뿐 아니라 군의관 소견서, 병원 진단서, 전산 기록, 휴가 명령지 등 근거 자료도 없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2월 인사청문회 당시 추 장관이 “아들이 입대 후 아파 병가를 얻어 수술했다”고 한 발언과 배치되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일부 행정 처리를 정확하게 하지 못했다”며 “서류상에 그런 것(근거)들이 안 남겨져서 행정 절차상 오류는 있을 수도 있다”고 해명했다. 신 의원은 “추 장관 아들의 휴가 특혜 논란은 조선 시대 ‘군정(軍政) 문란’의 데자뷔”라고 했다.

서씨의 휴가 미복귀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동부지검도 서씨의 병가 및 근거 기록이 전무하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참고인들을 불러 이를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추 장관은 아들 서씨의 ‘군 휴가 미복귀’ 의혹에서 민주당 대표 시절 자신의 보좌관이 아들 부대에 전화해 휴가 연장을 요청했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앞서 신 의원은 2017년 6월 21일 서씨가 2차 병가를 쓰고 복귀(23일)하기 이틀 전 추 장관의 보좌관이 부대에 연락해 휴가 연장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이는 신 의원이 당시 보좌관의 연락을 받은 부대 관계자 A씨에게서 직접 확보한 진술이며, A씨는 이 같은 내용을 동부지검 조사에서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추 장관은 “팩트 체크가 안 된 상태”라며 “보좌관이 뭐하러 그런 사적인 일을 지시하겠느냐”고 했다. 박형수 통합당 의원이 “보좌관이 부대 관계자에게 전화했고, 장관님이 보좌관에게 그것을 지시했다면 직권남용죄에 해당한다”고 하자 “일반적으로라면 맞겠다. (그러나) 그런 사실 없다”고도 했다.

한편 동부지검은 “당시 추 의원 보좌관이 병가 연장을 요청했다는 사실에 대한 부대 관계자의 진술은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군 관계자는 펜앤드마이크에 “A씨의 신원이 특정되고, 당시 상황을 상세하게 설명한 점을 미루어 신 의원이 허위 사실을 주장했을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한 검사 출신의 변호사는 “조서에 모든 기록이 남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만일 검사나 수사관이 A씨로부터 그러한 진술을 받아놓고도 조서에 고의로 누락했다면 심각한 문제로 번질 수도 있는 사안”이라고 했다.

신 의원에 따르면 A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왜 본인이나 부모가 전화를 안 하고 굳이 보좌관이 전화해서 의아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국회의원) 보좌관의 역할은 국회의원 (보좌) 업무를 하는 건데, 이건(아들의 휴가 연장은) 사생활 아니냐”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신원식 미래통합당 의원./연합뉴스
신원식 미래통합당 의원./연합뉴스

추 장관 아들 서씨의 휴가 사태와 관련해 현역 장병들은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 병가를 받기 위해 까다로운 심사 절차를 거치는 것은 물론, 병가를 연장하는 데도 각종 증빙 서류를 마련해야 해서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다.연천 지역에서 복무하는 한 병사는 “어떤 병사는 손가락에 고름이 차 절단 위기에 놓여 민간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뒤 병가 연장을 신청했는데도 ‘지역 군 병원에서 치료가 가능하다’는 이유로 복귀 명령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철원 지역에서 복무 중인 다른 병사는 “대한민국에서 정상적으로 군 생활을 한 남자라면 추 장관 아들이 특혜를 받았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라며 “공정과 정의를 내세운 이번 정부의 민낯과 내로남불이 유감없이 드러난 사례”라고 꼬집었다.

한편 추 장관이 ‘휴가 미복귀’ 논란이 커지자 자신의 아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고 호소한 점에도 여론은 싸늘하다. 한 예비역은 “자기 자식만 귀하고 남의 자식은 천하다는 것이냐”며 “애초에 추 장관 아들이 정상적인 군 생활을 했다면 눈물 흘릴 일도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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