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 5명 중 2명 일부 공소사실 인정
나머지 3명은 입장 밝히지 않아
기록복사 늦어져 24일 다시 공판준비절차
檢의 공소장 변경신청 불허...法 “수정 요청”

(좌측부터)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펀드사기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스킨앤스킨 총괄고문 유모씨와 등기이사 겸 변호사 윤석호씨, 운용이사 송모씨./사진=연합뉴스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환매중단 사태와 관련해 운용사 대표 등 관계자 5명에 대한 재판 절차가 시작됐으나 사건기록 열람·등사가 늦어져 재판이 지연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허선아 부장판사)는 1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 김재현씨 등 5명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공판준비기일에 피고인의 법정 출석 의무는 없다. 정식 공판에 앞서 향후 심리 계획 등을 정리하는 절차다. 그러나 김씨를 제외한 4명의 피고인은 이날 모두 재판에 출석했다.

옵티머스 등기이사 겸 H법무법인 소속 변호사 윤석호(43·연수원 41기)씨와 대부업체 대부디케이AMC 대표이자 옵티머스 2대 주주인 이동열씨, 그리고 지난달 추가 기소된 스킨앤스킨 총괄고문 유모(39)씨 등은 구속 상태로 법정에 출석했다. 옵티머스 펀드 운용이사인 송모(50)씨는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나왔다.

이날 김씨 측 변호인은 “공동변호인이 추가기소 문제로 기록을 복사하고 있으나 (아직) 기록 자체를 다 보지 못했다”며 공소사실에 대한 의견을 밝히지 않았다. 윤씨와 송씨 측은 이날 일부 공소사실에 대해 인정한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그러나 나머지 피고인 3명은 다음 기일에 의견을 내기로 했다.

재판부는 “쟁점 정리에 관해 오늘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윤씨와 송씨를 제외한) 다른 피고인들도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재판이 깔끔하고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검찰에서 열람 및 복사가 계속 지연된다는 것은 재판을 진행하면서 공통적으로 들리는 얘기”라며 “구속 피고인들의 경우 신속하게 처리되도록 협조해달라”고 검찰에 당부했다. 재판부는 오는 24일 공판준비절차를 다시 진행해 다른 피고인들의 의견을 들을 방침이다.

검찰은 지난달 김씨가 연루된 사기 편취 금액이 2099억원 가량 더 늘어났다며 추가기소를 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이에 대한 검찰의 공소장 변경 신청은 일단 허가하지 않고 일부 내용을 수정·보완한 후 새로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공공기관 발주 관급공사 매출채권에 투자하겠다고 속여 약 2900명으로부터 1조2000억원을 모집해 부실채권 인수, 펀드 돌려막기 등에 사용했다. 금감원의 조사 결과 옵티머스 펀드는 단 한 번도 공공기관 매출 채권에 투자하지 않았다. 이러한 범죄 행위가 일어났다고 추정되는 기간은 지난 2018년 4월부터 올 6월까지로 약 2년 3개월이다.

한편 이 사건과 관련해 옵티머스 설립자이자 주범 의혹을 받는 이혁진(53)씨가 18대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의 전 금융특보였던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이씨는 2018년 초 5개 사건(70억원대 횡령과 조세포탈, 상해, 성범죄 등)에 연루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수사 대상이 됐다. 그러나 같은 해 3월 돌연 해외로 출국한 뒤 잠적했다. 검찰은 이씨에 대해 범죄인 인도 청구 절차에 착수한 상태다. 이씨의 신병을 확보하는 대로 옵티머스 설립 초기 당시 정관계 로비 유무, 금융당국과의 유착 여부 등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등기이사 윤씨의 배우자 이진아(36)씨가 작년 10월부터 올 6월까지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근무한 이력도 논란거리다. 이씨는 옵티머스의 주주였으며, 사태가 불거지자 곧바로 청와대에 사의를 밝혔다. 이씨는 청와대 행정관으로 들어가기 전 무자본 인수합병(M&A) 세력이 옵티머스 펀드 자금으로 회사 경영권을 인수한 의혹을 받는 해덕파워웨이의 사외이사로 등재된 적도 있다.

검찰은 추가 수사를 통해 이들이 편취한 자금을 어떻게 유용했는지 등을 밝혀낼 계획이다. 수사가 지속되는 만큼 사건에 가담한 추가 인물들이 드러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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