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기념식 하루 앞두고 해외순방…"北 눈치보기로 밖에 볼 수 없어"
2016년 1회 기념식 朴대통령, '17년은 黃 권한대행 참석…올해 격하

2016년 제1회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에는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참석했고, 2017년 제2회 기념식에는 '탄핵 후 정국'에도 불구하고 황교안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참석해 북한 도발과 그에 대한 응징 의지를 거듭 상기했다. 2018년 제3회 기념식에는 문재인 현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이유로 불참해 정부 요인 중에서는 국무총리급 이하 인사가 참석, 주관할 전망이다.(사진=연합뉴스, 국가보훈처 등)
2016년 제1회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에는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참석했고, 2017년 제2회 기념식에는 '탄핵 후 정국'에도 불구하고 황교안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참석해 북한 도발과 그에 대한 응징 의지를 거듭 상기했다. 2018년 제3회 기념식에는 문재인 현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이유로 불참해 정부 요인 중에서는 국무총리급 이하 인사가 참석, 주관할 전망이다.(사진=연합뉴스, 국가보훈처 등)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 후 처음으로 맞는 '서해 수호의 날' 3주년을 하루 앞두고 6박7일간의 베트남·아랍에미리트(UAE) 순방에 나서는 데 대해 자유한국당은 20일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 참여가 남북대화 흐름에 방해될까 북한 눈치보기를 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질타했다.

서해 수호의 날은 지난 2016년부터 매해 3월 4주차 금요일로 지정된 '법정기념일'로, 북한 정권이 일으킨 제2차 연평해전,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전사자들을 통합해서 기리는 의미가 있다. 그 기념식은 국가보훈처가 주관하는 정부 행사이며, 3개 군사도발 전사자가 모두 안장된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진행된다.

한국당은 이날 신보라 원내대변인 논평에서 "문 대통령 순방일정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올해로 3회 째를 맞이하는 3월23일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에 불참 선언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당은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의 원흉 김영철(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전 정찰총국장) 방한을 환대하며 이미 유족들과 생존 장병들에게 비수를 꽂았던 대통령"이라며 "이미 그 때 문 대통령은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에 갈 자격조차 잃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래도 한 나라의 대통령이라면 갈기갈기 찢긴 유가족들의 마음을 달래고 용서와 양해를 구하는 심정으로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을 찾아야 한다"며 "5·18과 세월호 유가족들을 껴안았던 심정으로 나라를 위해 목숨 바쳐 서해바다를 지킨 청춘 장병들을 기리고 유가족들을 보듬기 위해 3월23일은 반드시 챙겨야만 한다. 그것이 애국자를 예우하는 국가의 태도이고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위대함을 대통령의 자세"라고 촉구했다.

한국당은 "작금의 평화도 안보를 지키기 위한 희생으로서 얻어졌다. 서해바다에서 치러진 북의 도발과 우리나라의 응전 역사를 대통령이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이라며 "그런데 남북대화에 혈안이 돼 대통령이 돼 처음 맞는 서해 수호의 날을 이리 외면해서야 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한국당은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 불참을 '북한 눈치보기'라고 지적한 뒤 "남북교류와 대화 흐름을 앞세운 대통령에게 국방과 안보는 버려도 되는 부차적인 원칙인가 보다"라며 각 군사도발에 따른 유가족들과 생존 장병들을 거론한 뒤 "지금 이들은 국가가 자신들의 존재를 투명인간 취급한다는 절규를 보내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는 천안함 폭침 당시 조작설을 퍼트리던 인사들을 내각에 중용해 유가족들에게 상처를 준 데다가 천안함 폭침 주범 김영철에게 사과요구 한 마디 없이 버선발로 마주하며 두 번 비수를 꽂았다"고 현 정권의 행보를 짚었다.

그러면서 "3월23일 대전 현충원을 찾은 유가족과 생존장병들은 문 대통령의 빈 자리를 보며 어떤 생각을 할까. 사람이 먼저다?, '문 대통령에겐 내가 챙겨야할 사람만 먼저구나'라는 생각을 하지 않겠는가"라고 되물었다.

한편 보훈처는 최근 이달 23일 제3회 서해수호의 날 일정을 예고하면서 행사 거행 취지를 "서해수호 희생장병 추모와 한반도 평화 및 국민 안보의지를 다지는 행사"라고 밝혀둬 '북한'도 '도발'도 거론 않고 '가해자 없는 전사자 추모'를 기획한 격이 됐다.

기념식은 당일 오전 10시 대전 현충원에서 열리며 전사자 유족 및 부대원, 정부 주요인사, 각계대표, 시민, 학생, 장병 등 7000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공지됐다. 기념식은 개식-국민의례-헌화·분향-영상물 상영-기념사-기념공연-폐식 순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보다 앞서 2016년 1회 기념식에는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참석했고, 2017년 2회 기념식에는 황교안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국가원수 자격으로 참석해 북한 도발과 그에 대한 응징 의지를 상기하는 계기를 가진 바 있으나 올해 3회 기념식은 국무총리급 이하 인사가 참석해 격이 낮아지게 됐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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