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국장 "3상 임상시험 끝나기 전에 코로나19 백신 승인할 수도"
"편익이 위험성을 능가할 때 집행될 것" 단서 달아
트럼프 행정부, 3상 임상시험 마치지 않은 백신의 긴급사용 승인 가능성 내비쳐

미국 FDA가 개발 중인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을 신속히 승인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앞서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백신 긴급승인 움직임에 우려를 나타냈다.

스티브 한 FDA 국장은 30일(현지시간) "FDA는 3상 임상시험이 끝나기 전에 코로나19 백신을 승인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한 국장은 "백신을 패스트트랙으로 승인하는 방안은 그 편익이 위험성을 능가할 때 집행될 것"이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이르면 9월 말께 백신 승인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일반적으로 백신 개발은 효과와 안정성을 검증하기 위해 1상부터 3상까지의 임상시험을 거친다. 단계가 올라갈 수록 피시험자가 수백명에서 최소 수만명으로 늘어나며 한층 까다로운 검증을 통과해야 한다. 이렇게 3상 임상시험을 통과한 뒤에 사용 승인을 받기까지 통상 3년 정도가 걸린다.

현지 언론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3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백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미 대선 직전 백신 유통이 '10월의 서프라이즈'로 등장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부 장관과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도 최근 3상 임상시험을 마치지 않은 백신의 긴급사용 승인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들은 야당인 민주당 지도부와의 면담 자리에서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가 공동 개발 중인 백신이 가장 유력한 후보라고 언급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는 현재 영국,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2상과 3상 시험을 동시 진행 중이다. 

이런 움직임에 대해 최고의 전염병 권위자인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은 "안전성과 효능을 완전히 증명하는 데에는 어떤 것도 개입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속도전을 중시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백신 긴급승인 움직임에 우려를 나타낸 것이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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