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

빈센트 브룩스 전 한미연합사령관이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의 '유엔군사령부는 족보가 없는 조직'이라는 발언에 대해 "그런 평가는 매우 잘못됐고 전혀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국회 외통위원장을 맡고 있는 송 의원은 지난 20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주한 유엔군사령부라는 것은 족보가 없다"며 "이것이 우리 남북관계에 관해서 간섭하지 못하도록 통제해야 한다"고 말해 논란이 불거졌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29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과 인터뷰를 통해 "그가 어떤 의미에서 유엔군사령부를 통제 하에 둬야한다고 말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브룩스 전 사령관은 "저는 그동안의 남북대화가 정전협정에 따라 군사분계선 통과 등을 가능하도록 한 유엔군사령부의 역할 없이는 대부분 실현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며 "유엔군사령부의 족보는 그가 말하는 것보다 훨씬 오래 거슬러 올라간다"고 했다.

그는 또 "한국의 정통성도 유엔의 인정에 따라 확립됐다"며 "유엔이 창설한 조직을 부정한다는 것 자체가 끔찍한 발언이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브룩스 전 사령관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에게 위임통치하고 있다'라는 주장에 대해 "김여정의 당 내 권한이 강화되고 있는 건 확실하다"면서도 "이 변화가 김정은 위원장의 자체 통제력에 대한 변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겸직하고 있는 복수의 주요 직책을 물려주지 않았고 다른 그 누구에게도 자신의 권한을 이양하지 않았다"면서 "지난 3년 간 북한의 주요 지도부에 세대교체가 이뤄진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김여정을 포함한 인사들의 위상 강화는 김 위원장의 권력 이양이 아닌 그가 신임하는 세력들이 당 내부에서 떠오르고 있는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그 누구도 믿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여동생인 김여정은 다른 어떤 이들과 비교해서도 상당히 신뢰할 수 있는 인물"이라면서 "당 주요 직책에 대한 김 위원장의 인선 기준 역시 얼마나 믿을 수 있는지에 따라 발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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