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성 난치병인 '궤양성 대장염' 재발이 원인
모리 마사코 法相 "매우 놀랐다...총리직 계속 수행하실 줄 알았는데"
모테기 도시미쓰 外相 "매우 유감스럽다...후배들 지도해 주시길"
기시다 후미오 日 자민당 정무조정회장 "黨 총재에 도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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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일본 총리.(사진=로이터)

아베 신조(安倍晉三·65) 일본 총리가 총리직 사임(辭任) 의사를 밝혔다. 희귀 난치성 질환인 ‘궤양성 대장염’을 앓아온 것으로 알려져 아베 총리의 사임은 지병 재발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28일 일본 NHK는 “아베 총리대신은 ‘지병이 악화된 상황에서 국정에 지장이 초래될 사태는 피하고 싶다’며 총리대신을 사임할 의사를 굳혔다”며 아베 총리가 이날 저녁 자신의 총리직 사임 의사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라고 전했다. 아베 신조 총리와 관련해서는 최근 ‘건강이상설’이 회자되고 있던 차였다.

아베 총리는 지난 16일부터 3일 간 도쿄 시내에 위치한 자택에서 휴가를 보내고 17일 도쿄 신주쿠 게이오대학(慶應大學) 의학부 부속 병원에서 당일치기 검진을 받았다. 총리의 부재가 오래 지속되자 일본 정계에서는 아베 총리의 건강과 관련된 소문을 총리 자신이 직접 해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총리가 사임해야 한다”는 요구도 있었다.

그러나 이런 목소리를 일축하기라도 하듯, 지난 19일 총리관저에 출근한 아베 총리는 “컨디션 관리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검사를 받았다” “이제부터 다시 업무에 복귀해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복귀로부터 일주일만에 이뤄지게 되는 아베 총리의 ‘전격 사임’ 관련 기자회견 개최로 그간의 루머를 아베 총리 스스로가 인정한 셈이 됐다. 이미 아베 총리는 1차 집권 때인 지난 2007년 9월 희귀 난치병인 ‘궤양성 대장염’ 악화를 이유로 임기 도중 총리직에서 사임한 바 있어 장기간에 걸친 총리의 부재 이유가 ‘궤양성 대장염’ 재발이 아니냐는 의혹이 걷잡을 수 없이 번져 있는 상태였다.

아베 총리가 사임하고 싶다는 의사를 처음 밝힌 대상은 호소다 히로유키(細田博之) 전(前) 자유민주당(자민당) 간사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호소다 전 간사장은 자민당 본부 출입 기자단에 “아베 총리로부터 전화를 통해 사의(辭意) 표명이 있었다”며 “앞으로는 당내 계파 모두 모여 총리의 지시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가 총리직에서 사임하고자 한다는 의사를 표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일본 정계에서는 다양한 목소리가 나왔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가와이 가쓰유키 전(前) 법무상(法務相)의 후임으로 취임한 마사코(森雅子·56) 법무상은 NHK와의 인터뷰에서 “매우 놀랐다”며 “아직 총리께 정식으로 들은 것은 아니어서 상세한 답변은 할 수 없지만, 오늘 ‘코로나19’ 대책 본부에서 뵌 모습으로는 계속해 총리직을 수행하실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64) 외무상은 “(아베 총리가 사임한다는) 보도가 사실이라면 이제껏 건강이 좋지 않은 가운데 업무를 계속해 왔는데 이제 와서 사임하겠다고 하시니 매우 유감스럽다”며 “아직도 젊으신데 앞으로 건강에 주의를 기울이며 후배들을 지도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63) 자민당 정무조정회장은 일본 니가타현(新潟縣)에서 만난 기자단에 대해 “아베 총리로부터 사임과 관련한 전화 연락을 받았다”면서 자민당 총재 선거에 도전하겠다는 의욕을 드러냈다. 기시다 회장이 자민당 총재에 당선되면 그는 아베 총리의 후임으로써 총리직을 수행하게 된다.

한편, 아베 총리의 후임 선출과 관련해서는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81) 자민당 간사장이 일임하는 것으로 당내 의견이 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자민당 내 각 계파는 이날 오후 긴급 회의를 열고 향후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한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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