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제개편·수사권 조정 등 여권 공세에 검찰 내 피로감 상당
줄사표 이어질 전망...윤석열, 인사 당일 명단 확인도 안해
유시민 수사 이재승 사의...직제개편 비판 김우석도 사표 제출
검사 7명은 인사 직전 사의...秋아들 휴가 미복귀 수사 검사도

윤석열 검찰총장./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27일 검찰 중간간부 인사 후 사의를 표명하는 검사들이 늘고 있다. 이외에도 직제 개편과 검경 수사권 조정 등 여권의 검찰 무력화 공세에 피로감을 느낀 검사들이 대거 사표를 낼 전망이다.

28일 이재승(46·연수원 30기) 서울서부지검 형사3부장은 이날 오전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이제 검사 생활을 매듭지으려 한다”며 사의를 밝혔다. 이 부장검사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정보통신망법 등 혐의를 수사해왔다. 한 시민단체가 유튜브 ‘알릴레오’에서 유 이사장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고발한 건이다.

그는 이번 인사에서 ‘한직’인 수원고검 검사로 좌천됐다. 마찬가지로 수원고검 검사로 발령난 정순신(54·27기) 법무연수원 용인분원장도 전날 인사발표 직후 법무부에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세한(47·31기) 수원지검 안양지청 형사2부장도 이날 이프로스에서 “검찰이 여러모로 어려운 시기에 이렇게 떠난다”며 “밖에 나가더라도 항상 검찰을 응원하겠다”고 했다. 김 부장검사는 신천지 피해자 측이 이만희(89) 총회장을 사기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수사했다. 그 역시 한직인 부산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중경단) 부장으로 좌천됐다.

신승희(49·30기) 인천지검 형사2부장도 이날 이프로스에 “본성이 아둔해 고민하다 이제 물러간다”며 “검사로서의 소명과 사명을 감당할 능력이 많이 부족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신 부장검사는 이번 인사에서 비수사 보직인 울산지검 인권감독관으로 발령이 나자 사표를 냈다. 그는 윤석열 검찰총장 취임 이후인 지난해 7월 대검찰청 감찰1과장에 보임됐다. 그러나 올해 1월 인천지검으로 밀려났다.

최근 법무부의 검찰 직제개편안을 비판한 김우석 전주지검 정읍지청장(46·31기)이 전날 인사발표 직후 사의의 뜻을 밝혔다. 그는 이프로스에 “좋은 추억과 감사했던 마음만 가지고, 귀한 공직을 내려놓는다”며 “절대다수의 검사가 사심 없이 열심히 일하는 데도 때때로 검찰 조직 자체가 사심 가득한 양 비칠 때는 마음 아프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전날 인사에서 성남지청 형사3부장으로 전보됐다.

법무부가 인사를 발표하기 전에 앞서 사표를 낸 검사들도 있다. 이선욱(50·27기) 춘천지검 차장, 전성원(49·27기) 인천지검 부천지청장, 김남우(51·28기) 서울동부지검 차장, 김영기(50·30기) 광주지검 형사3부장, 이건령(49·31기) 대검 공안수사지원과장 등이 7명이다. 이 중에서 김남우 차장은 추 장관 아들의 군 휴가 미복귀 의혹 사건을, 이건령 과장은 고(故) 노무현 대통령 비자금 사건을 수사한 바 있다. 이들 모두 의원면직 처리된 상태다.

한편 윤 총장은 전날 인사 서류를 전달받은 뒤 대검 소속 검사들의 인사 현황을 살펴보다가 “신문에 나오면 그때 보겠다. 다시 가져가 달라”며 서류를 덮은 것으로 전해졌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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