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뇌물의혹 정치인들과 연장선상에 끼워넣은 부정확·악의적 기사"
시사저널, 19일 오전 녹취록과 함께 보도後 정황 추가 폭로

정세균 국회의장.
정세균 국회의장.

더불어민주당 출신 정세균 국회의장이 과거 포스코 송도사옥 매각 과정에 개입했다는 19일 시사저널의 보도에 대해 정세균 의장 측이 "즉각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공박하고 나섰다.
  
김영수 국회 대변인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의장은 단순히 지역구민 민원에 대해 알아봐 준 것"이라며 "기사에 정 의장이 불법 개입이나 부정청탁에 당사자인 것처럼 보이게 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박씨는 (정 의장 지역구인) 종로구민으로 같은 교회를 다니면서 아는 사이"라면서 "(박씨가)포스코 사업에 대한 지분을 갖고 있는 것 같은데, 이것과 관련해서 '포스코 사업을 더 높은 가격에 매각할 수 있는데 포스코에서 낮은 가격에 팔려고 한다. 억울하다'를 의장께 말씀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어떤 불법적인 개입이나 부정청탁도 없었다. 빠르면 오늘이라도 법적대응을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정 의장 본인도 자신의 블로그에 입장문을 내 김 대변인과 같은 해명을 한 뒤 "어떠한 불법적 개입이나 부정한 청탁은 없었다"며 "그런데도 시사저널 기사는 뇌물 의혹이 있는 정치인들(서청원·이우현 자유한국당 의원)을 주로 다루면서 저의 녹취 내용이 마치 그 연장선상에 있는 것처럼 끼워넣어 제가 뇌물을 받은 것처럼 보도했다"고 항변했다.

특히 "시사저널 표지에 제 사진과 함께 제가 불법·부정청탁의 당사자로 보이게 하는 제목도 달았다"며 "부정확하고 악의적인 해당 기사에 대해서는 즉각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하겠다. 잘못된 보도를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시사저널은 이날 밤 8시 기준으로 해당 보도를 내리지 않고 있다. 보도를 통해서는 정 의장이 민주당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의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이던 때이자 지난 2014년 6·4 지방선거 하루 전 박씨와 통화한 녹취파일을 녹취록과 함께 폭로했다.

시사저널은 "녹취파일에 따르면 정 의장은 박씨에게 송도사옥 매각과 관련한 포스코 측의 의향·매각 일정 등을 상세히 알려줬다"며 "또한 정 의장은 포스코 측에 '더 높은 가격을 받고 팔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라'고 요구했다. 박씨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정 의장에게 '포스코 측이 생각하는 조건을 미리 알려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녹취에 따르면 정 의장은 박씨에게 "(포스코 측이 송도사옥 매각을) 처음 그냥 초벌, 초벌 검토한 결과는 '국내에 마땅한 업체가 없는 것 같다' 그런 반응이다. 그래서 '이번 주에 검토를 해서 아마 결정을 다음 주 초쯤 하게 될 것 같다' 그랬다"며 "이제 우리 얘기를 하면서 '지불 조건이 좋은 내용으로 비딩(bidding·입찰)을 했다고 하니 잘 좀 감안을 해 줬으면 좋겠다' (포스코 측에) 얘기를 한 상태"라고 일러줬다.

연신 '감사하다'고 답하는 박씨에게 정 의장은 "일단 처음 나온 반응은 그렇다. 그래서 거기(포스코 측)에 '이제 지금 좀 더 좀 더 체크를 해 봐라. 그래서 길이 없겠는지 연구를 해 봐라' 얘기를 해 놓은 상태"라며 "오늘 내일 결정하는 상황은 아니고 (매각 대상업체 선정을) 지금 심층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고 귀띔했다.

이 과정에서 박씨는 '지금 어떻게 선거 판세는 좀 좋습니까' '고생하시는데 결과가 좋아야죠'라고 덕담한 뒤 "그러면 그쪽(포스코 측)에서 역으로 지금 우리에게 인포매이션(정보)을 좀 주면서 '어떤 조건이 좋겠다' 이렇게 얘기 한 번 해 주시면 너무 고맙겠다"고 당부했다.

정 의장은 "한번 다시 그런 걸 어떻게 해 보든지 (포스코 측의) 얘기를 한 번 들어보겠다"고 답변하고, 의례적 인사말로 양측의 통화는 종료된다. 정 의장측의 반론이 나온 뒤에도 이 매체는 "황태현 당시 포스코건설 사장은 '박씨가 정 의원(정 의장)의 지역구 주민이다. 지역구 유지로서 정 의원과 관계를 맺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정세균·서청원·이우현 의원 등) 여러 정치인들이 압력을 행사했다'"고 추가 폭로에 나섰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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