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증거인멸 도운 김경록 주장 인용해 KBS발 검언유착 의혹 제기
김경록 “한동훈이 내 범죄 주시한다고 KBS 통해 들어...이후 검찰에 협조”
KBS “명예훼손 말라...김경록은 일관되지 못한 주장 펼쳐”
“조국, 청문회 때 5촌조카·코링크 관련 없다고 주장...이제라도 진실 밝혀라”

조국 전(前) 법무부 장관.(사진=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작년 자신의 범죄 혐의를 취재한 KBS 전 법조팀을 겨냥해 ‘검언 유착’의 데자뷰라고 비판한 데 대해, 당시 KBS 법조팀은 ‘본인 거짓말부터 해명하라’고 반박했다.

조 전 장관은 지난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가족의 자산관리인이었던 김경록 증권사 PB가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재판에 나와 한 법정 증언 일부를 올렸다. 김씨는 당시 재판에서 “오래 알고 지낸 KBS 기자를 만났더니 한동훈 (당시 대검 반부패부장) 이야기를 하며 ‘그 사람이 너의 죄를 엄격하게 보고 있다’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주장했다.

조 전 장관은 이를 토대로 “종합하면 KBS 기자가 한동훈을 언급하면서 김경록PB를 압박했다는 것”이라며 “KBS 법조팀이 한동훈과 ‘합작’하여 ‘조국 사냥’에 나섰던 것 아니냐. 채널A 이동재 기자가 벌인 ‘유시민 사냥’은 그 이전에도 등장인물만 바꿔 진행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의 ‘조국 일가 비리 수사’도 채널A 사건에서 제기된 ‘검언 유착’ 의혹과 같다는 취지다.

아울러 조 전 장관은 김씨가 작년 10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에 출연해 말한 내용도 언급했다. 당시 김씨는 “본인(KBS 법조팀장)과 3차장 검사(송경호)는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데 그 사람이 너의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으며 영장을 만지작거린다는 소리까지 있더라. 본인이 3차장 검사와 매우 친하니 네가 인터뷰하면 그 사람이 선처해줄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고 했다.

이에 KBS 취재진은 사내 게시판에 입장문을 내고 “관련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며 “김씨의 일방적인 주장을 인용해 KBS 취재진의 명예를 훼손하지 말라”고 했다. 또 조 전 장관이 최근 언론사와 개인을 상대로 제기하는 허위사실 명예훼손 소송을 거론하며 “조 전 장관이 최근 말하는 ‘허위 사실로 명예가 훼손되는 일’을 스스로 하고 있는 건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김씨와 인터뷰를 성사했던 KBS 전 법조팀장 A씨는 “검찰과의 친분을 내세워 (김씨에게) 인터뷰를 강요하지 않았고 한동훈 검사장이나 송경호 검사를 지칭하며 그들이 ‘엄하게 본다’고 말하거나 ‘인터뷰하면 선처해줄 것’이라는 약속을 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관련해 “조 전 장관 인용대로, 김PB는 지난해 유튜브에서는 ‘법조팀장이 송 차장검사와 유착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그런데 채널A 사건 뒤 재판 증인으로 나와서는 ‘송경호 차장검사’에서 ‘한동훈 검사장’으로 말을 바꾸는 등 일관되지 않은 주장을 펴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법조팀 기자들은 “감히 말씀드린다. 부족할 순 있지만, 저희는 기자 생활 내내 어느 정권이든 권력의 부패와 부당한 압력에 최선을 다해 저항해 왔다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취재진은 또한 “마지막으로 저희도 조국 전 장관에게 묻는다”며 지난해 장관 후보자 시절 조 전 장관의 국회 기자간담회와 청문회 발언을 되새겼다. 취재진은 “조국 전 장관은, 임명되기 전 청문회 과정 등에서 ‘5촌 조카가 코링크PE에 개입하지도 않았다’고 직접 말하기도,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면서 “하지만 임명 직후 우리 KBS가 만난 김경록 PB는 이를 뒤집는 발언을 했다”고 설명했다. “더구나 이후 재판에서는 5촌 조카는 사실상 자산운용의 책임자로 드러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조 전 장관을 향해 “공직자 후보로서 청문회와 기자간담회에서 왜 거짓을 말했나”, “투자 당시엔 몰랐어도 청문회 등 검증 과정에 사실관계를 파악해 솔직히 밝혀야 하는 게 공직자의 도리 아닌가”라며 “당시 답하지 않은 이 부분, 이제라도 먼저 해명하는 게 순서가 아닌지 묻는다”고 했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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