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단 한 표도 내주지 않고 대의원 싹쓸이...공화당 "만장일치로 후보 지명"
수락연설까지 얼굴 드러내지 않는 관례 깨고 후보 지명되는 순간 곧바로 등장
한미FTA 등으로 '민주당 때리기' 계속..."일자리는 우리가 아니라 한국에 갔다"
AP통신 "이번 전대는 반전 압박을 받고 있는 트럼프에게 결정적 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됐다. 러닝메이트로는 마이크 펜스 현 부통령이 만장일치로 지명됐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은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양자 대결로 확정됐다.

공화당은 24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 샬럿에서 전당대회를 열어 주별 경선 결과를 취합했다. 이날 공화당 대선 후보 지명은 50개 주와 미국령 등에서 각각 6명씩 모두 336명의 대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주별 경선에서 경쟁자인 빌 웰드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와 조 월시 전 하원의원에게 단 한 표도 내주지 않고 대의원을 싹쓸이했다. 로나 맥 대니얼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위원장은 롤 콜이 끝난 뒤 "트럼프 대통령이 2천550명의 대의원을 확보해 만장일치로 후보로 지명됐다"고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지명을 위한 대의원들의 '롤 콜(호명투표)' 진행 도중 샬럿 컨벤션센터 행사장에 깜짝 등장했다. 미국 대선 후보는 전당대회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수락연설에서야 모습을 드러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첫날부터 파격을 선보였다.

대의원들이 '4년 더!'를 외치는 가운데 연단에 오른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대선은)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중요한 선거"라며 "우리는 승리해야 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또 "우리나라는 끔찍한 방향 또는 훨씬 훌륭한 방향으로 갈 수 있다"며 "우리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하에서 매우 분열됐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치적으로 주식시장 호황과 지난 4년간 제조업 일자리 부흥 등을 자랑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주지사들이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성과에 흠집을 내기 위해 '셧다운(봉쇄)'을 원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을 이전 정부의 대표적 실정 중 하나로 언급하며 맹비난을 가하기 시작했다. 그는 "우리는 한국과 맺은 끔찍한 협정을 개정했다"면서 지난 2016년 대선에서 적수였던 힐러리 클린턴의 악수였다고 비꼬았다. 그는 "힐러리는 이 협정이 25만개의 일자리를 가져오리라고 말했다. 불행히도 그 일자리는 우리가 아니라 한국에 갔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경쟁자인 바이든 후보에게 뒤지고 있다. 최대 치적으로 내세우던 경제 상황도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안심하기 힘든 상황이다.

AP통신은 "이번 전대는 여론조사에서 뒤지며 반전 압박을 받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결정적 순간"이라며 "참모들은 미국의 미래 비전을 둘러싼 선택에서 선거운동의 추진력을 변화시킬 기회를 제공하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7일까지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반전의 모멘텀으로 삼아 전열 정비에 나서고 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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