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김경록, 수사받기 전 검찰·KBS 압박받았다” 취지 글 작성
김경록, KBS기자로부터 “한동훈이 죄 심각하게 본다” 들었다고 주장
한동훈 “기자 만나 언급한 적 없다...다른 검사도 마찬가지” 반박

한동훈 검사장
한동훈 검사장./연합뉴스

한동훈 검사장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 “엄격히 봐야 할 범죄가 맞는다”고 24일 밝혔다.

최근 조 전 장관이 페이스북에 “‘한 검사장이 네 죄를 엄격하게 보고 있다’는 KBS기자의 발언에 증권사 PB 김경록씨가 검찰 수사에 협조하게 됐다”는 취지의 글을 올리며 KBS발 검언유착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반박한 것이다.

앞서 김씨는 지난 20일 정 교수 사건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지난해 9월 6일 정 교수가 기소되고, 7일 저의 PC에서 엄청난 게 발견됐다는 기사가 나갔다”며 “오래 알고 지내던 KBS 기자를 만났는데 ‘한동훈이 네 죄를 엄격하게 이미 주의 깊게 보고 있다. 조국은 이미 나쁜 놈이다’라는 식으로 이야기하니까, 내가 (조 전 장관 부부에게) 당한 건가 생각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증거가 나와서 당연히 제출해야 하기도 했고 순순히 검찰 조사에 협조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했다.

그러나 김씨는 지난해 9월 비슷한 상황을 설명하면서 한 검사장이 아닌 송경호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를 언급했다. 당시 김씨는 KBS와 인터뷰 중 법조팀장이 “나는 송모 3차장검사와 밀접한 관계다. 그 사람이 네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는데, 네가 인터뷰하면 그 사람이 선처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법조계에선 “일관되지 못한 주장에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말이 나온다.

관련해 한 검사장은 KBS 기자가 자신을 언급한 데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한 검사장은 이날 문화일보와 인터뷰에서 “조 전 장관의 발언처럼 언론(KBS)에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면서 조 전 장관이 본인에게 유리한 프레임을 만들어 선동하고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조 전 장관의) 증거인멸죄는 엄격히 봐야 할 범죄가 맞는다"고 주장한 것이다.

한 검사장은 “정 교수의 자산관리인 김경록 프라이빗뱅커(PB)의 죄를 엄격히 본다고 기자와 만나 언급한 적도 없고, 확인 결과 당시 송경호 서울중앙지검 3차장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검찰이 조 전 장관의 증거인멸 혐의 관련 수사를 벌일 때 한 검사장은 수사 지휘부인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었다.

아울러 한 검사장은 “(김 씨 주장을 페이스북에 올린) 조 전 장관은 증거인멸죄를 엄격히 보면 안 된다고 이야기하고 싶은 것 같다”며 “증거인멸죄는 재판에서 드러났고, 엄격히 봐야 할 범죄가 맞는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작년 8~9월 정 교수의 연구실과 서울 방배동 자택 컴퓨터 2대의 하드디스크를 교체해 증거를 은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후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정 교수와 조 전 장관이 김씨에게 증거은닉을 교사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