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권자들에 "전화 100%녹음 전제로 언행…MB·朴보면 믿을사람 자신뿐"
역선택 방지案, '한국당 지지자·무당층 대상만 여론조사' 당헌 반영
일부 불복에는 "공천받는 한사람 빼고 모두 비난할것…끝날때까지 감수"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19일 6·13 지방선거 공천에 관한 심사자 갑질·뒷거래 없는 '맑은 공천', 지역구 윗선 개입과 역선택 방지, 올해 4월 중순까지의 조속한 공천 방침을 천명했다. 홍준표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맑은 공천'을 주제로 중앙당-각 시·도당 공직후보자추천관리위원장(공천관리위)들과의 연석회의를 주재하며 이같이 밝혔다.

홍 대표는 우선 공천 심사 단계에서의 '갑질'에 관해 "공천이 무슨 큰 권한이라고 그 심사하는 게 벼슬이라 생각하고 후보자를 난도질하고, 모욕주고, 갑질하는 공천 사례가 올라오면 중앙당 공천심의위원회에서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인재들을 우리가 모시고 온다'는 차원에서 공천심사에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이어 "맑은 공천을 해야한다"며 자신이 2004년 17대 총선 공천 심사위원을 맡았을 때 '20억원을 주겠다'고 제의한 영남 지역 신청자를 중앙당 공심위에 즉각 알려 탈락시킨 일화, 서울 동대문구을 국회의원 시절 '구청장 공천을 달라'고 모 인사가 10억원을 가져와 로비를 시도한 일화를 소개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9일 오전 여의도 당사 제2회의실에서 중앙당과 각 시도당의 공천관리위원장과 함께 6·13 지방선거를 대비하기 위한 연석회의를 개최했다.(사진=자유한국당)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9일 오전 여의도 당사 제2회의실에서 중앙당과 각 시도당의 공천관리위원장과 함께 6·13 지방선거를 대비하기 위한 연석회의를 개최했다.(사진=자유한국당)

홍 대표는 "공천이 끝나고 나면 공천받는 사람은 여러분한테 고마워할 사람은 한 사람이고, 여러분한테 손가락질하고 비난할 사람은 지역마다 10명 이상씩 될 것"이라며 "투서가 들어가고 온갖 비난이 들어갈 것이다. (공천 브로커로) 오해 받을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 문자를 주고받아서도 안 된다. 전화를 주고받아서도 안 되고 오로지 객관적인 판단으로 공천을 해야만 나중에 말썽이 없다"고 역설했다.

특히 "여러분들이 하는 전화는 '100% 녹음된다'는 전제로 해야 한다"면서 "MB(이명박 전 대통령) 수사할 때 보라. 평생 집사 노릇하던 사람들이 등돌리고 박근혜 (전 대통령) 수사할 때도 보라. 수족처럼 부린 애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 지금 세상에 믿을 사람은 여러분 자기 자신밖에 없다"고 일러뒀다.

홍 대표는 경선 룰에 관해서는 "개정 당헌에는 이렇게 돼 있다. 책임당원 전당원 모바일 투표고 당협위원장(국회의원 포함)은 개입하면 징계한다. 당원들한테 모든 것을 맡기는 그게 50% 이상"이라며 "여론조사는 한국당 지지층과 무당층(無黨層) 상대로만 한정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지지층 이런 사람들에게 우리 당 후보를 뽑는 투표권을 줄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과거 여론조사 규정이 엉터리 중의 엉터리여서 당헌을 이번 전국위원회에서 바꿨다"며 "여론조사가 득표수로 환산되기 때문에 어차피 본선에 우리 안 찍을 사람이 (부적합한 후보로) 역선택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덧붙였다. 

신인·청년·여성 경선 도전자는 각자 총득표에 20%를 가산하고 세 조건이 중첩될 경우 30%까지 가산한다는 방침도 언급한 뒤, 홍 대표는 "현재 우리의 입장은 인재를 모셔와 조속히 후보자 결정을 해야 하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조기에 후보가 확정되면 옆에 같이 따라갔던 사람들이 이탈하기 때문에 무소속 출마가 어려워 진다. 무소속 출마가 계속되는 가장 큰 이유가 자기를 따랐던 사람들이 막바지 가서는 발을 뺄 수가 없기 때문"이라며 "늦어도 4월 중순까지는 공천완료를 하고 (지방선거) 두 달 전 공천은 완료하는 게 야당으로서는 선거를 해 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자신의 '1호 지명직'이었던 이종혁 전 한국당 최고위원의 이날 부산시장 후보 단수공천 불복, 무소속 출마 기자회견에 대해서도 페이스북에 소견을 밝혔다.

그는 "공천에는 늘 잡음이 있기 마련이다. 내 측근이라고 자처, 행세하던 사람도 공천에 떨어지니 내 비난만 하고 다니는 게 현 정치 세태"라고 운을 뗀 뒤 "이것 저것 다 고려하면 공천을 할 수가 없다. 나는 정치를 시작한 이래 내 주변 사람을 이유 없이 내쳐 본 일이 단 한번도 없다"며 "그러나 측근도 감이 되어야 선거에 내보낸다. 감도 안 되는 사람을 무리하게 공천한다면 그것이야 말로 사천(私薦)"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어차피 공천받는 한 사람 빼고는 모두 나와 당을 비난하고 다닐 수밖에 없으니까 공천 끝날 때까지 비난은 감수할 것"이라며 "승복하는 깨끗한 정치풍토가 조성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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