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집회 허가 재판부 “서울시의 원천금지는 헌법 위반”
광복절 집회 허가 재판부 “서울시의 원천금지는 헌법 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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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15일 집회 앞두고 2개 보수단체 집회 허가
“결정 당시(14일)까지 옥외집회 코로나 확산 사례 없어”
“서울시, 무작정 집회 원천금지가 아니라 위험성 감소 시도해야”
“노조집회 금지는 제한장소 개최라서...광복절집회와 성격 달라”

지난 15일 광복절 집회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는 등 최근 국내 코로나 확진자 수가 급증하자, 해당 집회를 허가한 재판부에 책임을 묻는 비난 여론이 조성되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행정법원은 집회 허가 사유를 밝힌 전문을 공개했다.

<법원, 15일 집회 앞두고 2개 보수단체 집회 허가>

서울행정법원 행정 11부(박형순 재판장)는 14일 2건의 집회금지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했다. 보수 시민단체‘국가비상대책위원회(비상대책)’와 ‘일파만파’에 대해서다. 앞서 15일 집회를 앞두고 총 10건의 집행정지 신청이 들어왔지만 나머지 8건은 기각됐다.

‘비상대책’은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15일 을지로입구 2개 차로에서 2000명이 참석하는 집회를 신고했다. 앞서 서울시가 지난 13일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감염병예방법을 근거로 이 집회에 대해 집회금지를 통보한 상태였다. 그러자 이들은 집회금지처분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며 법원에 판단을 구한 것이다.

<광복절 집회 허가 재판부 “서울시의 원천금지는 헌법 위반”>

재판부는 “집회의 금지와 해산은 공공의 안녕질서에 대한 직접적인 위험이 명백하게 존재하는 경우에 한해 허용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방역수칙등을 구체적으로 지시해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게 아니라 집회 개최를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서울시의 처분은 위법한 소지가 있다”고 했다.

집회·결사의 자유를 보장하는 헌법 제21조에 따라 집회를 원천 금지하는 서울시 방침은 헌법의 원칙을 어길 수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또 재판부는 “민씨 등은 코로나 19사태 이후 서초역 주변에서 집회를 하면서 입구에 데스크를 설치해 체온측정, 손소독, 일회용 장갑 배부 등 방역대책을 마련해 시행해 왔다”며 “이 사건 집회에서도 적절히 준수될 있을 것으로 추인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실제 집회에서는 다를 수 있고, 소규모 집회가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면 사실상 제어가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재판부는 “그에 대한 객관적 증거도 없으며, 기본권을 제한하려면 목적달성을 위한 수단이 무엇인지를 단계적으로 탐구해 나가야 하는데 서울시는 애초부터 집회 자체를 금지하기만 했을 뿐 구체적인 방법 제한을 통한 위험성 감소를 시도하지 않았다”고 했다.

<“옥외집회 코로나 확산 사례 없어”>

아울러 당시까지 옥외집회에서 코로나 확산 사례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도 재판부 결정에 한몫했다. 지난 7일 여의도에서 총 1만여명 규모의 집회가 열렸지만 이로 인한 코로나 확산 자료는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14일 기준으로 수도권 확산세가 가속화됐다고 하더라도 옥외집회에서의 코로나 19 확산 사례가 존재하지 않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관련해 재판부는 “이 사건 집회로 감염병이 확산되리라고 단언하기 어렵고 신청인들이 마련한 방역 수칙, 집회의 구체적 방법 등을 고려할 때 집회금지 효력정지가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일파만파’는 15일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동화면세점 앞 인도에서 100명이 참가하겠다고 신고했다가 서울시의 금지통보를 받았다. 관련해 재판부는 “감염병으로 인한 국민의 건강 보호 또한 경시되어선 안 된다”면서도 “일정 지역 내 집회를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집회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이어서 허용될 수 없다”고 했다. 또 “집회 장소 인근 차로의 면적과 범위를 고려하면 100명의 참가자가 서로 1미터 이상 떨어져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도 했다.

<“노조집회 금지는 제한장소 개최라서...광복절집회와 성격 달라”>

해당 재판부가 지난 5~6월 노동조합의 ‘아시아나 부당‧불법 정리해고 철회 촉구 결의 대회’는 허가하지 않은 사실이 알려지며 ‘이중잣대’라는 비난도 제기됐다. 그러나 행정법원은 “해당 결정과 이번 사건은 판단 대상이 전혀 다르다”고 강조했다.

광복절 집회 사건은 서울시의 ‘집회 전면금지 처분’에 대해 판단한 것이고 노동조합 사건은 ‘집회 제한 고시’에 대한 것으로 다르다는 설명이다.

앞서 종로구청은 지난 5월 말 감염병예방법을 토대로 집회 제한 고시를 만들었다. 종로 1가~종로 6가 주변 도로 및 인도, 대학로 일대 등 집회금지 장소 6곳을 선정해 감염병 위기 경보 심각단계가 해제될 때까지 적용한 것이다.

아시아나 부당·불법 정리해고 철회를 촉구하는 100명 규모의 노동조합 집회 장소는 종로구청이 설정한 ‘집회 금지장소’에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종로경찰서는 집회 측에 금지통고를 하지 않았다. 마스크 착용 등 기본적인 방역 수칙을 준수해 달라고 요청했을 뿐이다. 이를 근거로 해당 노동조합은 이른바 관행적으로 금지장소에서 집회를 열고 있었다. 그래서 서울시가 집회 금지를 통보하자 “이 사건 고시가 적법하게 신고된 집회까지도 포괄적으로 금지하고 있어 위법하다”며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이 사건 고시는 집회 장소 제한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으므로 다른 장소에서의 집회 개최가 불가능하지 않다”고 밝혔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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