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정보위 보고서 “김정은, 김여정에 권력 위임”
김여정, 대남·대미정책 보고받아...사실상 북한 2인자
“김정은, 9년간 쌓인 통치 스트레스 경감 차원”
“정책 실패 시 리스크 회피하기 위함” 분석도
“권한 조금씩 김여정에게 이양...후계자 결정은 아냐”

북한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2일 베트남 하노이 호찌민묘에서 김 위원장을 수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이 2일 베트남 하노이 호찌민묘에서 김정은을 수행하고 있다. 2019.3.2/연합뉴스

국가정보원이 20일 북한 김정은이 동생 김여정 등에게 권력을 이양했다고 밝혔다. 다만 김정은의 건강이상설에 대해선 부인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야당 간사인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은 이날 정보위 회의 직후 브리핑을 열고 “김정은 동향에 대해 위임 통치라는 말이 나왔다”면서 “김여정이 후계자로 결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이 여전히 절대 권력을 행사하고 있으나 과거에 비해서는 조금씩 권한을 이양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하 의원은 “김여정이 사실상 2인자”라고도 주장했다.

권한 이양 범위에 대해선 “김여정은 대남·대미정책 등을 보고받는다”며 “경제 분야는 박봉주·김덕훈이 권한을 이임 받았고, 군사 분야에서는 신설된 군정지도부의 최부일 부장과 전략무기 개발을 전담하는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이병철에게 권한을 이양했다”고 했다.

김정은의 권력을 이양한 첫 번째 이유는 “통치 스트레스 경감 차원”이라고 했다. 관련해 하 의원은 “김정은이 그동안 9년 통치하면서 통치 스트레스가 많이 높아졌나보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 이유에 대해선 “정책 실패 시 김정은에게 총알이 튀는 것을, 실패 시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차원에서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정보위 여당 간사인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북한의 수해 피해 상황이 “심각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특히 김정은 집권 후 최대 피해 기록한 2016년보다 농경지 침수 피해가 크게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집중호우로 황강댐 폭파를 검토한 것에 대해선 “그만큼 긴박한 사정이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또 “북한은 코로나 19에 대해선 공식적으로 발생 인원이 없다고 얘기하지만, 국경 봉쇄 장기화로 최근 외화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금년도 주요 건설 대상을 대폭 축소하고 당 핵심 기관들이 긴축 운영하는 등의 동향이 있다”고 했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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