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청장, 전광훈 확진소식 직후 소재 불투명 암시 글 게재
보건소의 공식적인 전광훈 병원 이송 요청은 그보다 1시간 뒤
“확인 없이 ‘긴급’ 소재파악 중 표현은 부적절” 내부비판

이승로 성북구청장 페이스북

코로나에 확진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의 소재가 불투명하다던 이승로 성북구청장의 주장은 허위인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사랑제일교회는 성북구 관내인 장위동에 있다.

이 구청장은 지난 17일 오후 4시쯤 전 목사가 코로나에 걸렸다는 사실이 밝혀진 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속보) 전광훈 목사 코로나19 확진’, ‘성북 보건소에서 긴급 소재 파악 중’이라고 적었다.

2분 뒤 성북구 확진자에 대한 조치와 동선을 설명하는 글에도 ‘전광훈 목사 확진 판정 긴급 소재 파악 중’이라고 덧붙였다.

다수의 언론은 이 같은 내용을 그대로 보도, 전 목사가 고의로 방역 당국의 조사를 회피하는 것처럼 전달됐다.

그러나 조선일보에 따르면, 성북 보건소가 당시 서울시로부터 전 목사를 병원으로 이송하라는 요청을 받고, 교회 측에 처음 연락을 취한 시각은 같은 날 오후 5시쯤이다.

이 구청장의 글은 이보다 1시간 일찍 게재됐다. 전 목사의 코로나 확진 소식이 알려진 직후 성북 보건소가 전 목사의 소재를 찾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었던 셈이다.

서울시내 한 구청 관계자는 “전 목사는 자가격리 대상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집에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연락을 취하든지 방문하는 게 순서가 맞는다”며 “확인 없이 ‘어디 있는지 파악 중’이라는 구청장의 글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사랑제일교회 측이 구청의 연락을 받지 않았다는 일부 언론 보도도 오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회 관계자에 따르면, 오후 5시쯤 성북구보건소의 전화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전 목사를 언제 이송할지 논의했고 양측이 합의한 시간에 전 목사가 교회 앞으로 나갔다는 설명이다.

당시 보건소와 연락한 모 장로는 “(전 목사를) 오후 8시쯤 병원에 보내도 되겠느냐고 물어보자, 보건소 측은 (오후) 7시에 구급차를 보내겠다고 했다”고 했다. 이어 “별 말 없이 알겠다고 했고 전 목사에게 간단한 물품을 챙기라고 이야기했다”고 덧붙였다.

보건소도 ‘전 목사의 행방을 수소문하거나, 교회 측이 연락을 안 받았던 적은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성북구청 내에서도 ‘긴급’ 같은 표현을 쓴 것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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