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것은 북한의 핵무기 숫자가 아니라 북한이 실제로 그것을 이용할 것인지, 또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 여부”

미국의 전문가들은 미 육군부가 최근 보고서에서 밝힌 ‘북한의 60개 핵무기 보유’는 실험용 경수로가 제대로 갖춰졌을 경우 가능한 수치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북한이 매년 6개 핵무기를 제조할 능력을 갖췄다는 육군부의 평가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넷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18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북한이 최대 60개 핵폭탄을 보유하고 해마다 6개를 추가할 능력이 있다는 육군부의 평가를 사실 그대로 받아들이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며 “미 육군부의 북핵 추정치는 과장된 것”이라고 했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북한은 현재 핵물질 생산에 문제가 있다”며 “플루토늄 생산을 위한 영변 원자로가 노후한데다 새로운 실험용 경수로 건설은 상당히 늦어지고 있다”고 했다. 또한 “현재 영변에서 경수로 건설이 진행되고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는 없다”며 “북한이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새로운 플루토늄을 생산하려면 앞으로 몇 년은 더 걸릴 것”이라고 했다.

그는 “높은 수준의 공장시설과 제조기술, 전력을 필요로 하는 고농축 우라늄의 경우 북한이 핵무기 5개를 만들 수 있는 분량의 핵물질을 보유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은 북한이 2020년 최대 100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했던 자신의 지난 2014년 추정은 ‘최악의 상황’을 상정한 것이었다고 VOA에 말했다. 북한의 실험용 경수로가 2018년 무력 완공될 경우 2년 반 정도가 지나면 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했다는 것이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만약 그렇게 되면 북한은 한해 5~6개의 새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며 경수로가 제대로 작동될 경우 3년 안에 15~80개의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고 했다. 그러나 현재 경수로는 작동되지 않고 있으며 북한이 매년 6개의 새로운 핵무기를 생산할 것으로 추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많다는 지적이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VOA에 “육군부의 이번 보고서는 전시 상황에서 현장의 병사들이 북한의 작전에 대해 이해하고 대비하도록 준비시키기 위한 목적”이라며 “북한이 최대 60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시중에 공개돼 있는 자료를 토대로 작성한 추정치”라고 했다.

맥스웰 연구원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 다양한 기관이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를 30~60개로 추정한다”며 “중요한 것은 북한의 핵무기 숫자가 아니라 북한이 실제로 그것을 이용할 것인지, 또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 여부”라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정부는 북한이 20~60개의 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스웨덴 외교부 산하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지난달 발표한 ‘세계군비와 군축, 안보에 대한 2020년 연감’에서 북한이 보유한 핵탄두 숫자를 30~40개로 추정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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