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 득표율...6번째 임기 맞이한 現職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계속해 정권 이어나가겠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벨라루스 안전 보장 위해 필요한 지원 하겠다"
유럽연합(EU), "벨라루스 인권 침해 상황 심각...제재 위한 검토 개시하겠다"

이달 초 실시된 대통령 선거와 관련해 벨라루스에서는 이번 대선이 부정선거로 치뤄졌다는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연일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6번째 임기를 맞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정권을 이어 나아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9일 실시된 벨라루스 대선과 관련해 벨라루스 선거관리위원회는 현직인 루카셴코 대통령이 80%라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상대 후보인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를 누르고 연임에 성공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난 1994년 취임 이래 6번째 임기를 이어나가게 됐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카 벨라루시 대통령.(사진=연합뉴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이번 대선 결과에 승복하지 못 한 벨라루스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부정선거’를 주장하면서 연일 반(反)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다. 16일(벨라루스 현지시간)만 하더라도 벨라루스의 수도 민스크에서는 추계 20만명에 달하는 시민들이 모여 루카셴코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한편 경찰이 시위대에 보인 폭력 행위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대선 결과 불복과 관련해 거리로 나왔다가 벨라루스 경찰에 체포된 시민의 수만도 최소 7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지난 14일에는 루카셴코 대통령의 상대 후보로 출마했다가 선거 후 이웃 국가인 리투아니아로 출국한 티하놉스카야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선관위가 공정하게 개표를 했다면 내 지지율은 60%에서 70%는 됐을 것”이라면서 실제로는 이번 대선에서 자신이 당선됐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루카셴코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대선 결과 불복과 관련해 현재 벨라루스에서 일어나고 있는 시위들은 외국의 사주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계속해 정권을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벨라루스 정세를 둘러싸고 유럽연합(EU)과 러시아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이다.

지난 15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루카셴코 대통령과 전화 회담을 하고 벨라루스의 안전 보장을 위해 러시아가 지원을 제공하는 한편 문제의 조기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EU는 14일 긴급 외무장관 회의를 갖고 벨라루스 당국이 항의 집회 참가자들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이들을 부당하게 구속하고 있다는 점 등을 지적하고 벨라루스에 대한 제재 부과와 관련해 협의했다. 회의 결과 EU 각국은 벨라루스 제재와 관련한 구체적 검토를 개시하는 데에 합의하고 제재의 구체적인 내용 및 제재 대상자 리스트업 등과 관련해서는 추후 계속해 협의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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