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편향 인사기조에 ‘에이스’ 검사들 줄사표
장관 학교후배·조국인맥 등 검사들이 검사장 꿰차
고경순, 윤미향 사건 3개월 동안 수사 뭉갠 뒤 승진
전성원 지청장도 사의...검사장 승진 문턱서 고배

불법 정치자금으로 대법원에서 2년 징역 판결을 받은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해 무죄를 주장하는 더불어민주당의 압박에 못 이겨 검찰은 당시 수사 과정에서 관계자를 대상으로 인권침해 등이 있었는지를 조사하라고 서울중앙지검 소속 인권감독관에게 지시했다./사진 = 박순종 기자
서울중앙지검./박순종 기자

김남우(51·연수원 28기) 서울동부지검 차장검사가 최근 법무부에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지난 7일 법무부의 검찰 고위간부 인사 발표 직후 사의를 밝힌 문찬석 광주지검장에 이은 항명성으로 보인다. 김 차장검사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휴가 미복귀 사건을 지휘했었다.

이날 법조계 등에 따르면 김 차장검사는 최근 법무부 검찰국에 사직원을 제출했다. 아직 수리는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차장검사는 언론 등에 “개인적인 이유로 검찰을 떠난다”고만 밝혔다.

김 차장검사는 기수 내 ‘에이스’로 인정받았다. 이번 인사에서 검사장 승진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동기들에 밀려 승진에 실패했다. 그 대신 법무부는 조국 법무부 장관 시절 검찰개혁추진지원단 부단장을 지낸 이종근(51) 대검 형사부장을 승진시켰다.

또한 추 장관의 한양대 법대 후배인 고경순(48·여) 대검 공판송무부장도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고 부장은 ‘정의연 윤미향 회계비리 사건’ 수사를 맡았었다. 윤미향 의원은 의혹 제기 3개월 만인 13일 처음으로 검찰 소환조사를 받았다. 고 부장이 자리를 옮긴 뒤에야 처음으로 검찰의 조사를 받은 셈이다. 아울러 김지용(52) 서울고검 차장검사도 이번에 승진했다.

김남우 차장검사는 서울 우신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1999년 서울지검 남부지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법무부 법무과장, 대검 수사지휘과장·정책기획과장 등을 거쳤고, 2018년 전국 검찰청의 최선임 형사부인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 부장검사에 임명됐다.

아울러 전성원(49·27기) 인천지검 부천지청장도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지청장은 법무부와 대검 등 요직을 지내고 금융수사 분야에서 명성이 높은 검사다. 전 지청장을 포함, 각 분야에서 실력 있는 27기 검사들이 검사장 승진 문턱에서 고배를 마셨다. 27기는 이번 인사가 검사장을 달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 추 장관의 편향된 인사 기조가 아니라면 승진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달 중으로 열리는 중간간부(차장·부장검사) 발표 후에도 줄사표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 부장검사는 “중간간부 인사마저 극단적 코드 인사 방식을 취할 경우 검사들의 허탈감과 반발심이 커질 것”이라고 했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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