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 때문에 모두 고생하는데 '수요시위' 하지 말자고 했지만 의견 수용 안 돼...'나는 못 한다'"
'빨간 원피스와 가죽 구두'에 홀려 일본인 남성 따라갔다는 이용수 할머니의 '증언 번복' 문제 제기는 예정대로

오는 12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맞은편 ‘일본군 위안부’ 동상(소위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열릴 예정인 ‘정의기억연대’(이사장 이나영) 측 행사에 참가를 예고했던 이용수(92) 할머니가 돌연 ‘수요시위 참가 불가’를 통보했다. 온 국민이 물난리를 겪고 있다는 상황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것이다.

국내 인터넷 매체인 이데일리는 11일 이용수 할머니 측 관계자 등을 인용해 오는 12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제8차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日) 세계연대집회 기자회견’을 겸해 개최 예정인 ‘정의기억연대’ 측 ‘일본군 위안부’ 관련 행사(소위 ‘수요시위’)에 이 할머니가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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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25일 ‘정의기억연대’ 비리 의혹 관련 폭로 기자회견에 나타난 이용수 할머니.(사진=연합뉴스)

이 할머니가 ‘정의기억연대’ 측 행사에 참가하지 않기로 한 것은 최근 계속된 장마로 전국의 수해 피해 상황을 고려했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같은 날 노컷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동(同) 매체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 할머니는 “비가 이래 와가지고(비가 이렇게 많이 와서) 모두 고생하는데 우리가 같이 신경 쓰고 걱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마음에 정의언(정의기억연대)에 전화를 걸어 ‘(수요시위를) 하지 말라’고 했다”며 “(정의연에서) ‘30년 동안 해 왔다’고 하는데, 만약 (‘수요시위’를) 한다고 하면, 내가 갈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할머니는 “애초 ‘수요시위’에 참여한다는 것이 아니었다”며 “그 자리에서 시위 방식을 바꾸고, 새로운, 교육적인 것을 해야 한다고 발표를 하려고 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 할머니는 오는 14일 충남 천안시에 위치한 국립 ‘망향의 동상’에서 개최 예정인 ‘일본군 위안부 기림의 날 행사’에는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 할머니의 ‘수요시위’ 불참을 밝히고 나선 것은 이용수 할머니와 관련된 펜앤드마이크 보도가 나간 지 하루만의 일. 펜앤드마이크는 10일 〈이용수 할머니, 이번주 ‘수요집회’ 복귀…李 할머니 ‘증언 번복’ 문제 집중 조명될 듯〉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반일동상진실규명공동대책위원회’(공동대표 최덕효·김기수, 이하 ‘공대위’) 등이 오는 12일 ‘정의기억연대’ 측 행사에 맞불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주장해 온 이용수 할머니의 ‘증언 번복’ 문제가 집중적으로 다뤄지게 될 것이라는 소식을 전했다.

한편, 이용수 할머니의 ‘수요시위’ 불참 소식에도 ‘공대위’는 오는 12일정오(正午) 서울 연합뉴스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용수 할머니의 ‘증언 번복’ 문제를 다루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면서 ‘공대위’ 측은 이 할머니의 ‘수요시위 불참 선언’의 배경에는 ‘공대위’의 활동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할머니의 ‘증언 번복’ 문제란 ‘빨간 원피스와 가죽 구두’에 마음이 홀려 일본인 남성을 따라갔다고 한 이 할머니의 1990년대 초기 증언의 내용이 ‘일본군이 날카로운 것으로 등을 찔렀다’는 증은으로 바뀐 사실을 말한다. 이 할머니의 ‘증언 번복’으로 이 할머니와 관련해서는 그간 ‘가짜 위안부’라는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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