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지난 7일 검찰 고위 간부 인사
친정권 성향, 호남출신, 윤석열 라인 배제
“현정권 수사하다 물갈이될 수도” 우려

(좌측부터)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조남관 신임 대검 차장검사, 심재철 신임 법무부 검찰국장, 이정현 대검 공공수사부장, 신성식 신임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연합뉴스

법무부가 지난 7일 실시한 검찰 고위간부 인사에 대해 검찰 안팎에서 비판이 거세다. ‘친정권·추미애·호남’ 라인으로 대표되는 인사들을 내세운 편향 인사였다는 게 그 골자다.

이번 인사에서 승진한 검사 상당수는 현 정권의 입맛에 맞게 수사한 공로로 ‘충성 포상’을 받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검찰 내 ‘빅4’인 서울중앙지검장, 법무부 검찰국장,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공공수사부장 모두 호남 출신으로 배치된 데 대해서도 ‘코드 인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친정권 성향의 추미애 라인, 호남출신>

대검 차장검사가 된 조남관(55·24기) 법무부 검찰국장은 전북 남원 출신으로 친정권 성향의 ‘추미애 라인’이다. 노무현 정부 시절 대통령 사정비서관실 행정관으로 파견됐고, 2006년 4월부터 2008년 2월까지 노 정부의 마지막 특별감찰반장이었다. 과거 동부지검장 시절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유재수 전 부시장 감찰 무마 사건을 늑장 수사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후 지난 1월 법무부 검찰국장에 임명됐다.

이번에 유임된 이성윤(58·23기) 서울중앙지검장 역시 전북 고창 출신으로 올 1월 지검장에 임명됐을 당시 코드 인사 논란을 일으킨 인물이다. 취임 직후부터 현 정권을 수사하는 윤석열 검찰총장과 대립각을 세웠다. ‘청와대 울산선거 개입 의혹 사건’,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의 조국 전 장관 자녀입시 비리 연루 의혹’ 등에 대한 윤 총장의 기소 지시를 수차례 뭉갰다. 또한 ‘채널A 사건’을 수사 초기부터 ‘검언 유착’으로 규정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의사를 노골적으로 따르면서 그 반대편에 제기된 ‘권언 유착’ 의혹은 ‘축소 수사’를 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 사건에 대한 수사팀장인 정진웅 부장검사는 한동훈 검사장을 상대로 무리하게 수사하다 초유의 폭행 압수수색 논란까지 빚었다. 그 뒤에 이 지검장이 있고, 더 뒤에는 추 장관이 있다는 자신의 말로라는 법조계의 해석이 나왔다.

대검 공공수사부장으로 발령난 전남 나주 출신 이정현(52·27기) 서울중앙지검 1차장,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승진한 전남 순천 출신 신성식(55·27기) 서울중앙지검 3차장은 이 지검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법무부 검찰국장에 임명된 심재철(51·27기)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은 전북 완주 출신으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불기소 의견 등을 고수해온 인물이다. 그러다 한 장례식장에서 자신의 휘하에 있던 양석조(29기) 대검 선임연구관 후배 검사로부터 “당신이 검사냐”라는 항의를 받았다. ‘상갓집 파동’의 당사자다.

<현정권 수사하다 물갈이당할 수도>

좌천성 인사를 당한 직후 사표를 낸 문찬석 광주지검장은 이날 “정치의 영역이 검찰에 너무 깊숙이 들어오는 것 같아 염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가치”라며 “검사장들이 주어진 자리에서 소임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지검장은 지난 8일에도 추 장관의 인사에 대해 “전국시대 조나라가 인재가 없어서 장평전투에서 대패했고, 40만 대군이 산 채로 구덩이에 묻혔나. 옹졸하고 무능한 군주의 무능한 장수 등용이라는 그릇된 용인술 때문이었다”고 했다.

편향적 인사를 실시한 추 장관을 옹졸하고 무능한 군주로 빗대 비판한 것이다. 40만 대군이 산 채로 구덩이에 묻혔다는 것 표현은 인사의 피해가 고스란히 국민들 몫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김웅 통합당 의원도 이번 인사를 놓고 “여의도의 저승사자라고 했던 검사 문찬석은 가고 정권의 앞잡이, 정권의 심기 경호가 유일한 경력인 애완용 검사들이 득세하는 세상이 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권력의 횡포에 굴하지 않는 검사들이 더 많다”며 “늑대는 사료를 먹지 않는다”고 했다.

아울러 순천지청장 출신 김종민 변호사는 “정권에 따르면 승진하고, 저항하면 쫓겨난다는 게 이번 인사 메시지”라며 “친정권 검사들 간 충성 경쟁이 극심해져 현 정권 수사는 물건너갈 수 있다”고 밝혔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