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적이고 비인간·반윤리적인 북한 체제의 본질을 많은 사람들이 깨달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서울 중구 소재 명보아트홀에서 매일 오후 6시 30분부터 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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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영(55)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김일성의 아이들〉의 포스터.(이미지=김덕영 제공)

김덕영(55)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김일성의 아이들〉이 로마국제영화제 다큐멘터리 부문에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영화 〈김일성의 아이들〉은 공산주의 체제 선전의 도구로 루마니아, 폴란드, 헝가리 등 동구(東歐) 국가들로 보내진 6.25전쟁 고아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김 감독이 이 영화를 제작하기로 마음을 먹은 것은 지난 2004년. 대학 선배인 박찬욱 감독으로부터 “북한인 남편을 40년 넘게 기다리고 있는 루마니아 할머니가 있다”는 믿기 힘든 이야기를 전해 들은 것이 계기가 됐다고 한다.

“할머니 사연도 사연이지만, 그것을 계기로 북한 전쟁고아 문제를 처음 알게 됐어요.”

국내 모(某) 일간지 기자와의 대담에서 김 감독은 영화 제작을 시작했을 무렵을 이렇게 회상했다.

“루마니아에서 관련 문서와 기록 영상을 극적으로 찾았어요. 할머니와 함께 기록영상을 보는데, 눈물을 글썽이며 아이들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는 거예요. 그때 느꼈어요. 이 역사가 대단한 거구나…….”

김 감독이 발굴해 낸 이야기는 〈수요기획-미르초유, 나의 남편은 조정호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지난 2004년 텔레비전 전파를 탔다.

김 감독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동구 국가들 곳곳에 흔적을 남긴 6.25전쟁 고아들의 흔적을 찾아다니며 자료들을 모으는 작업을 개시했다. 그렇게 시작된 김 감독의 작업이 결실을 맺어 〈김일성의 아이들〉이라는 제목으로 국내 극장에서 상영되기까지는 무려 16년이라는 긴 세월이 흘렀다. 이 과정에서 김 감독은 자료 수집을 위해 집까지 팔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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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영 감독.(사진=박순종 기자)

하지만 김 감독은 국내 상영관을 잡는 일이 매우 어려웠다고 했다. 지난 1일 서울 중구 소재 명보아트홀에서 열린 무료 상영회에서 김덕영 감독은 “어떻게 감독이 영화를 살려달라고 하겠느냐”며 〈김일성의 아이들〉을 더 많은 이들에게 보여주지 못 하는 안타까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어서 김 감독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개 ‘북한’이라고 하면 그저 ‘3대째 세습을 하고 있는 이상한 나라’ 정도로 생각하는 정도”라며 “그 정도의 인식을 갖고는 올바른 통일 논의를 이어갈 수 없고, 그렇기 때문에 현(現)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말도 안 되는 대북(對北) 사업들이 다 먹혀들어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자신의 영화를 통해 폐쇄적이고 비인간·반윤리적인 북한 체제의 본질을 많은 사람들이 깨달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일성의 아이들〉은 명보아트홀에서 이달 말까지 매일 오후 6시30분 상영이 예정돼 있다.

명보아트홀 측은 또, 하루 2명, 주간 14명의 관객만 확보된다면 앞으로도 계속해 영화를 상영할 용의가 있다고 밝히기도 해, 관객 호응에 따라서 상영 기간 연장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문의 명보아트홀(전화 02-2273-5345).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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