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문찬석 가리켜 "치세의 능수능란한 검사, 난세의 간교한 검사"
"잘 나갔던 간부들이 검찰의 조직적 범죄와 잘못에 가담하지 않았을 리 있나"
김웅, 김남국, 권영세 등 여야 공방 거세지던 때 정치적 발언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앞세운 문재인 정권의 검찰 인사에 사표를 던진 문찬석 전 광주지검장을 맹비난했다. 문 전 검사장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한창이던 때 입장 표명을 하고 나선 것이다.

임 검사는 지난 9일 페이스북에서 "제가 20년간 검찰에 근무하면서 '저 사람, 검사장 달겠구나' 하는 확신을 한 검사는 딱 3명 있었다"면서 그 중 한사람으로 문 전 검사장을 들었다. 임 검사는 문 전 검사장과 함께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이원석 수원고검 차장 등을 검찰 조직을 망가뜨린 선배로 지목했다.

이어 임 검사는 "'치세의 능신, 난세의 간웅' 한나라 말 최고의 인물평가자로 꼽히는 허자강이 조조를 두고 한 인물평이라는데, 저 역시 그 선배들을 보며 '치세의 능수능란한 검사, 난세의 간교한 검사'가 될 거란 생각이 들만큼 주어진 과제를 수행해 나가는 능력과 처신술이 빼어남이 있었으니까"라고 이유를 달았다.

임 검사는 "계속 승승장구하며 요직에서 이런저런 일들을 수행하는 선배들이 스스로는 물론 나라와 검찰에 위태위태하다 싶어 멀리서 지켜보던 제가 오히려 더 조마조마했다"며 "대선 때마다 검찰개혁이 공약이었던 나라에서, 그 시절 잘 나갔던 간부들이 검찰의 조직적 범죄와 잘못에 가담하지 않았을 리 있나"라고 선배 검사들을 비난했다.

임 검사는 또 본인과 뜻을 같이 하는 검사들이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선배들이 검사장으로까지 승진한 인물들이었다는 사실에 대해 감정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그는 "저와 서지현 검사, 박병규 선배가 고소, 고발했던 피고발인들 이름을 검사장 명단에서 보며 저 역시 입맛이 쓰다"면서 "검찰 선배들이 대개 그 모양이라 누굴 탓할 수 없다"라고 조직 전체를 비난했다. 

이 같은 임 검사의 입장 표명은 정치권에서 문 전 검사장을 두고 공방이 벌어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김웅 미래통합당 의원은 검사장급 인사가 단행된 다음날인 지난 8일 "정권의 앞잡이, 정권의 심기 경호가 유일한 경력인 애완용 검사들이 득세하는 세상이 됐다"고 문재인 정권을 비판했다. 부장검사 출신인 김 의원은 검찰 내부에서 검경수사권 조정을 비롯한 굵직한 실무를 맡아오다가 지난 연말 이후 문재인 정권의 공수처 설치 등에 반발하며 직을 내던졌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같은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검사장 승진자들은 검찰 내에서 모두 신망이 두터운 분들로 묵묵히 책임감 을 가지고 검사로서의 직무를 수행해오신 분들"이라며 "윤 총장의 뜻이 반영되지 않은 인사면 잘못된 것이냐"고 김웅 의원을 비판했다.

그러자 권영세 미래통합당 의원은 지난 9일 김남국 의원을 가리켜 "김웅 의원이 최근 일부검사들을 ‘애완용 검사’라고 비판하자, '애완용 의원'이 반박을 했다"며 "우리나라에서는 감시견 역할을 해야 할 국회, 검찰 또는 그 구성원들인 국회의원, 검사들이 애완견 역할도 모자라 감시해야 할 대상을 온몸을 던져 지키려는 호위견 또는 경비견 역할을 자임하는 모습이 일반화됐다"고 꼬집었다.

임 검사가 여야에서 문 전 검사장을 두고 공방이 거세지던 때 입장 표명을 한 것을 두고 부정적 평가도 나온다. 임 검사가 정치적 시점에 정치적 발언을 꾸준히 내보이며 검찰 조직을 비난하기에 앞장서는 데 따른 평가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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