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백 안터져 4명 사망"…쏘나타·포르테 42만5천대 대상
ZF-TRW 제작 에어백 제어 컴퓨터 결함이 원인
현대차 "매우 고속으로 달리다 충돌할 때 발생하는 문제"…4월20일부터 리콜
정규재 대표, 2월 18일 영상칼럼에서 '미국의 한국산 자동차 리콜' 전망

현대·기아차 세단 모델에서 에어백 결함으로 모두 4명이 사망해 미국 교통 당국이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AP·로이터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문재인 정권 출범 후 한국에서 친북(親北)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상당수 국내 경제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국이 우선 경제및 기업 분야에서 한국에 대한 '손보기'를 할 것이며 미국산 수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 분야가 우선적인 대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았던 상황에서 미국의 이번 조치는 주목된다. 

미 도로교통안전국(NHTS)은 이날 "현대·기아차에 대해 에어백 문제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NHTS가 전날 홈페이지에 게시한 자료에 따르면 조사 대상은 2011년형 현대 쏘나타와 2012년·2013년형 기아 포르테로, 모두 42만5천대 규모로 추정된다.

NHTS는 해당 기종에서 상당한 손상을 가져온 충돌 사고 6건(쏘나타 4건·포르테 2건)이 있었으며, 해당 사고들에서 에어백이 부풀지 않아 모두 4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현대차 매장에 전시된 '쏘나타' [로이터=연합뉴스]
현대차 매장에 전시된 '쏘나타' [로이터=연합뉴스]

 

에어백 결함은 독일의 에어백 업체 ZF-TRW가 제작한 컴퓨터의 제어 시스템의 전기회로 합선이 원인으로 확인됐다.

NHTS는 다른 업체도 같은 부품을 사용했는지, 다른 업체 차량에서도 같은 문제가 일어날 수 있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성명을 내고 4건 중 3건에서는 에어백 제어 전기회로망에 손상이 있었으며, 1건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같은 문제는 매우 고속으로 달리던 중 정면 충돌할 때 나타나며 "이런 종류의 충돌이 일어나기란 매우 드물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조사를 통해 이 문제가 컴퓨터의 "전기 과부하"로 인해 발생했다는 사실을 알아냈으나 아직은 수리 방안이 없다고 밝혔다. 또 이 문제로 충돌 직전 안전벨트가 저절로 조여지는 기능이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다.

현대차는 내달 20일부터 리콜을 개시하고, 리콜 대상 차량 소유주에게 정비가 끝날 때까지 다른 차량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하겠다고 밝혔다.
 

현대·기아차
현대·기아차

 

앞서 현대차는 지난 2월 27일 쏘나타 15만5천대를 전기회로 합선에 따른 에어백 작동 결함으로 리콜했으나, 비슷한 기종을 판매하는 기아차는 리콜 조치를 하지 않았다.

NHTS는 조사 대상인 포르테 차량도 ZF-TRW사가 제조한 유사한 에어백 제어 컴퓨터를 사용한다고 밝혔다.

기아차는 16일 성명을 내고 2002~2013년형 포르테 모델에서 "칩 문제로 인한" 에어백 미작동 사례는 확인하지 못했다며 "리콜이 적절하다고 결정되면 신속하게 리콜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 소비자가 2015년 10월 NHTS에 접수한 불만 신고를 보면 기아차는 2013년 7월 오클랜드 인근에서 에어백이 작동하지 않아 탑승객 한 명이 숨진 사고를 이미 인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소비자는 2012년형 포르테에서 심각한 정면 충돌 사고가 일어나 운전자가 다치고 탑승객 한 명이 숨졌는데, 이를 기아차에 고지하자 기아차가 에어백 컴퓨터를 시험한 뒤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기아차 대변인은 회사의 공식 성명 외에는 아무런 코멘트도 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도로교통안전국은 지난 2016년 비슷한 결함으로 리콜 조처된 피아트크라이슬러 모델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고 AP통신은 덧붙였다.

한편 미국은 최근 여러 분야에 걸쳐 한국산 수입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잇달아 부과하는 조치도 내놓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미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해 한국산을 포함한 수입철강 25%, 알류미늄에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규제조치 명령에 서명했다. 이같은 결정이 이루어진지 10일도 안 돼 자동차 분야에도 조사가 이루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12일(현지시간)에는 미국 상무부가 현대일렉트릭, 효성, 일진, LS산전 등 국내 변압기 제조기업 4개 회사에 60.81%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또한 이날 국내 철강업체인 현대제철에 11.64%, 동국제강에 0.90%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다는 예비판정을 내렸다. 이는 철강제품에 일괄적으로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과는 별도로 진행된 것이다.

정규재 펜앤드마이크 대표 겸 주필은 지난 2월 18일 ‘코피는 한국에서 먼저 터진다는데’라는 제목의 영상칼럼을 통해 미국이 한국을 컨트롤하기 위해 기업ㆍ경제 쪽에서 먼저 손을 댈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정 대표는 그는 당시 영상칼럼에서 “지금 한국에 대한 규제가 벌써 세탁기, 기계, 철강 분야에서 나왔다, 그 다음에는 반도체 내지 자동차로 갈 것이다. 자동차의 경우, 한국산 자동차에 대해 리콜을 쎄게 때릴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세영 기자 lsy215@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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