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비 피해 속출...충북지역 사망자 5명, 실종자 6명
정세균 총리, 관계부처 및 지방자치단체에 철저한 안전조치 주문

경찰과 서울시 관계자들이 잠수교 보행로를 통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찰과 서울시 관계자들이 잠수교 보행로를 통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기상청은 2일 오후 2시를 기해 서울 전역에 호우경보를 발효한다고 밝혔다. 3시 10분부터는 잠수교가 통제됐다. 이같은 조치는 한강 상류에 내린 비로 팔당댐 방류량에 증가하면서 한강 수위가 상승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서울시는 일단 보행자 통행을 제한하고, 수위 상승이 계속될 경우 차량 통행도 제한하기로 했다. 잠수교 수위가 5.5m 이상이면 보행자 통행이, 6.2m 이상이면 보행자 통행이 각각 제한된다.

호우경보는 3시간 강우량이 90mm 또는 12시간 강우량이 180mm이상 예상될 때 발효된다. 매우 거센 비가 내려 외출이나 차량 운전을 자제해야 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호우특보가 발효된 수도권과 강원도, 충청 북부, 경북 북부에는 돌풍과 천둥, 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10~20mm 내외의 다소 강한 비가 내리고 있다.

특히 제4호 태풍 '하구핏'에 의해 다량의 수증기가 공급돼 밤부터 정체전선이 더욱더 활성화되면서 당분간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집중호우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날씨가 급변하고 있으며 오후부터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시간당 50∼80mm(일부 지역은 100mm 이상)의 매우 강한 비가 오는 곳이 있겠으니 비 피해 없도록 각별히 유의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시간당 50mm가량의 집중 호우가 내린 충북 북부지역에서 주민들이 산사태로 매몰되거나 급류에 휩쓸리는 등 인명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충북소방본부와 단양소방서에 따르면 2일 오전 11시55분께 단양군 어상천면 심곡리에서 "사람이 급류에 떠내려간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구조대는 하천 주변에서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단양군과 소방당국은 밭에서 배수로 물길을 내던 주민 A씨(72)가 실종되자 이를 본 딸과 사위가 A씨를 구하려다 함께 실종된 것으로 보고 주변 일대를 수색 중이다.

충주에서는 산사태로 유실된 토사가 축사와 농가를 덮치면서 주민 2명이 숨졌다. 이날 오전 10시30분께 충주시 앙성면 능암리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토사가 축사를 덮쳤다. 이 사고로 축사가 무너지고 이어 가스가 폭발하면서 화재가 발생해 B씨(56·여)가 숨졌다.

이날 오전 8시께 충주시 엄정면에서는 C씨(77·여)가 산사태로 매몰돼 숨졌다. C씨는 조립식 농막에 있다가 갑자기 무너져내린 토사가 덮치면서 변을 당한 것으로 소방당국은 보고 있다. 엄정면에는 이날 오후 1시까지 312㎜의 폭우가 내렸다.

충북 음성군 감곡면 사곡리 복사골 인근 낚시터에서는 오전 11시께 D씨(59)가 숨진 채 발견됐다. D시는 오전 8시께 물이 불어난 마을 하천에 빠졌다고 한다. 감곡면에는 2일 오전 4시부터 오후 1시까지 7시간 동안 215㎜가량의 폭우가 쏟아졌다.

충북 괴산군 청천면 거봉리 거봉교 인근 달천에서는 이날 오후 3시께 카누를 타던 A씨(58)가 물에 빠져 실종됐다. A씨는 일행인 50대 여성 2명과 카누를 타다 급류에 휩쓸려 카누가 뒤집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던 여성들은 떠내려가던 중 다리 난간을 잡고 있다가 구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오전 6시20분께에는 제천시 금성면의 한 캠핑장에서 E씨(42)가 유출된 토사에 깔려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을 거뒀다. 사고 직후 캠핑장에 있던 손님 166명은 인근 교회로 긴급 대피했다.

2일 오후 3시 현재 집중호우로 발생한 충북지역 사망자는 5명으로 집계됐다. 실종자도 6명이 발생했는데, 충북소방본부와 각 자치단체에 사고 신고가 잇따르면서 추가 인명피해 가능성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수도권 피해도 적지 않다. 시간당 100㎜ 넘는 폭우가 쏟아진 안성시 한 주택에서는 빗물로 인한 산사태로 1명이 토사에 매몰돼 숨지는 사고가 2일 발생했다. 이날 오전 7시 10분쯤 가족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일죽면의 한 주택과 양계장 일대를 수색한 끝에, 오전 9시 18분쯤 해당 가구에 거주 중이던 A씨(58)의 시신을 수습했다.

짧은 시간 많은 양의 비가 쏟아지면서 이천 산양저수지는 일부 둑이 무너지고, 광주와 수원 등지에서는 주택이 침수됐다. 김포 양촌읍의 한 농가주택은 천장이 무너졌다. 이천시는 이날 오전 7시 30분쯤 율면 산양저수지 둑 일부가 무너졌다는 신고를 받고 인근 거주민들을 모두 대피시켰다고 밝혔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어제부터 중부 지방에 내린 폭우로 적지 않은 인명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며 철저한 안전 조치를 관계부처 및 지방자치단체에 주문했다. 또 홍수로 인해 사망, 실종된 소방관을 언급하며 "숭고한 희생정신을 국가와 국민들은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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