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에도 여의도광장 울려퍼진 눈물 섞인 함성..."사유재산 강탈정부, 민주없는 독재정부"
"피땀 흘려 모은 돈으로 집사고 세금 낸 우리가 주인...문재인을 파면한다"
"정부가 하란 대로 임대사업자 등록했는데...文정부 아무리 봐도 정상 아냐"
"할 줄 아는거라곤 세금 쓰는 거 밖엔 없어...세금빨대 거부한다, 징벌세금 못내겠다"
"사이좋던 임대인과 임차인 관계 나빠지게 해...세입자도 집 구하느라 고통"
"33년 영세자영업자로 쉬지도 못 해...더는 힘들어 노후용 빌라 샀더니 종부세만 수천만원"

문재인 정권이 정상적인 법안 통과 절차도 거치지 않고 오로지 180석 의석수의 힘만으로 통과시킨 부동산 규제 입법에 2000여명의 시민들이 1일 오후 여의도광장으로 모였다. 세 시간 가까운 시간 동안 "사유재산 강탈정부, 민주없는 독재정부"를 구호로 외친 시민들은 향후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을 상대로 한 대정부투쟁에 적극 나설 계획임을 밝혔다.

6.17규제소급적용피해자모임, 임대사업자협회추진위원회, 임대차3법반대, 7.10취득세소급피해자모임 등 4개의 인터넷 카페 회원들은 이날 오후 당초 공지했던 LG트윈타워 앞이 아닌 여의도 IFC몰 인근 여의도광장으로 모여 들었다. 이들 단체는 앞서 '여의도 조세저항 국민집회'라는 문구로 네이버 실검 챌린지를 진행해 이를 네이버를 포함한 주요 인터넷 포털 실검 상위권에 올렸다.  

주최 측은 모여든 인파들의 발열을 체크하고 명부 작성을 유도했다.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일정한 간격으로 자리 배치가 될 수 있게 안내했다.     

시민들은 최근 민주당이 통과시킨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 등을 포함한 주택임대차보호법과 종합부동산세 인상 등을 골자로 하는 각종 부동산 세제에 대해 분을 참지 못했다. 송파구에서 온 중년 여성은 "정부가 하란 대로 임대사업자 등록을 했는데 지금 정부가 하겠다는 것을 보니 아무리 봐도 정상이 아니다"라며 "무주택자들의 분노를 동력으로 집 가진 사람을 적폐로 몰아 징벌과세하고, 사다리를 걷어차 무주택자를 국가 지원에 종속되도록 만든다"고 말했다.

무대에 오른 한 시민은 "열심히 피땀 흘려 돈을 모아 집 사고 세금도 내란 대로 낸 우리가 나라의 주인이다"라고 했다. 그는 "문재인 정권은 소급적용을 엄청나게 좋아한다. 슈퍼여당이 소위에서 심의하는 절차도 없이 부동산 관련 법안들을 모든 상임위에서 통과시켰다"며 "그토록 소급을 좋아하니 우리도 대통령, 장관, 국회의원 등의 실정과 폭정 모두를 소급적용해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법인도 사람이다"라며 "법인에 종부세를 매년 6퍼센트씩 매긴다고 한다. 1억짜리 집이면 1년에 6백만원이고 매달 종부세로만 50만원씩 나간다. 1억짜리 집을 임대해서 매달 50만원은 나오나? 완전히 미쳐버린 정권이다"라고 했다. 그는 "문재인 정권은 시장에 대한 놀라운 무지와 광기만 갖고 있다"면서 "할 줄 아는 것이라곤 세금 걷어다가 쓰는 것 밖엔 없는 자들의 세금빨대 거부한다. 징벌세금 못내겠다"고 했다.

이날 모인 시민들은 이구동성으로 "문재인 정권이 사이좋던 임대인과 임차인의 관계도 나빠지게 만들었다"면서 "1가구 1주택 실거주만을 국민들에게 강요해 잘 살고 있던 임차인들을 나가게 만들고 전세 매물 감소로 전세금까지 천정부지로 치솟게 했다"고 했다. '민주당은 분열 책동 중단하라'는 함성 소리도 나왔다.

무대에 오른 한 남성도 "민주당 덕에 임차인은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이 여기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이번에 재건축 대상 아파트는 집주인이 실거주 2년을 하면 양도세를 물지 않도록 해 사실상 강제로 실거주하게 만든 결과가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살던 집을 비워주게 된 임차인들이 다시 전세 구하기에 나서고, 임대차보호법 입법 예고까지 됐던 상황을 꼬집은 그는 전세 수요와 공급의 심각한 불균형으로 전세금이 나날이 폭등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서울의 수 천 세대 아파트 단지에는 전세 매물이 씨가 마르기 시작했다. 

이에 호응한 시민들은 "집값 누가 올렸냐? 전세금 누가 올렸냐? 근데 왜 우리가 적폐냐?"고 외쳤다.

국회를 해산해야한다고 외치는 중년 남성도 있었다. 그는 "이런 법들을 이렇게 힘으로 졸속 통과시키는 게 정상이냐"면서 "여기에 정치적 이익을 위해 '수도이전' 카드까지 꺼내들다니 이가 갈린다"고 했다.  

무대에서 마이크를 잡은 그는 "단순히 부동산 관련법 몇 개가 통과된 것으로 항의집회를 하면 안 된다"면서 거듭 "임대차3법이 문제가 아니다. 이 정부는 독재정부다"라고 했다. 

그는 또 "임대사업자가 없으면 시장이 돌아가느냐. 부동산 시장을 죽이면 시장경제가 다 죽는다. 시장경제의 근본도 모르는 무식 저열한 미친 정권이다"라면서 "이 사악한 정부의 근본을 한시도 잊지말자"고 군중을 향해 말했다.

시민들은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에 있을 자격이 없다", "8.15에 광화문에서 청와대로 진격하자"라는 발언이 나올 때마다 크게 환호했다.

주최 측은 이번에 통과된 법들에 대해 헌법소원을 진행할것이며 이 것으로도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문재인 정권 퇴진운동에 힘을 모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집회무대에는 여러 회원들이 번갈아 올라와 흐느끼기도 하고 격해진 감정을 추스리기도 하며 문재인 정권 규탄 발언들을 이어나갔다.

한 남성은 "우리는 모두 감방에 가게 될 것이다"라며 "세입자들에게 임대보험을 들어주지 않으면 징역2년, 강남 일대 아파트들에 대한 거래허가제 실시로 만약 허가를 받지 않고 아파트를 사면 징역3년이란다"고 조롱했다. 이어 그는 "이재명, 윤미향 등 현 정권의 주요 인사들은 법을 어겨도 털끝도 못 건드리고 부동산 거래를 하는 힘 없는 시민들은 감방으로 갈 판"이라고 했다.

그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현직에 있다가 성추행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도 수억의 세금을 들여 장례를 치르고, 죽음에 대한 실체를 밝히기 위한 수사는 번번히 막고 있다"면서 "공산사회주의에 친화된 생각들을 팔아먹고 있는 좌파들은 준법의식이 없다"고 했다. 그는 도저히 따를 수 없는 법안이 발의될 때마다 하나씩 철회해달라 반복 요구하는 것도 한계투성이일 뿐이라며 결국 문재인 정권을 끌어내려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문재인 정권의 부동산 관련 세제로 인해 피눈물을 흘리고 있는 한 중년 여성은 무대 위에서 "33년 남편과 함께 영세자영업자로 제대로 쉬지도 못 하고 일만 하고 살았다. 자영업을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자영업자들은 정말 힘이 든다. 나의 시간과 영혼을 돈과 바꾸는 일이다"라며 "나이 들면 자영업이 너무 힘드니까 노후에 조금은 편하게 살고 싶어서 빌라 경매를 배우고 법인을 만들어 몇 채를 샀는데 갑자기 종부세만으로 몇 천 만원을 내야 한다"고 했다.

울먹이며 말하느라 목소리가 심하게 떨리기까지 했던 그는 "합법적으로 법인 등기 내고 사업자 등록했으며 탈세한 적도 연체한 적도 없이 세금 다 내왔다. 그런데 갑자기 법인이 시세 교란 세력이라며 징벌적 과세로 공제금액상한액도 없이 종부세 등을 대폭 올렸다"면서 "수입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고 하던데 이건 세금이 아니고 폭력이고 살인이며 세금이란 이름으로 국민 재산을 몰수하겠다는 법이다"라고 했다. 그는 "이제는 세금이 너무 많이 나와 다 포기하고 빌라를 다시 매물로 내놨는데 팔리지도 않는다. 취등록세부터해서 양도소득세까지 온통 세금이더라"면서 "대체 나더러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 갖고 있으면 종부세는 어마어마하게 나온다. 너무 고통스러워 잠에 들 수가 없다. 법원에서 경매로 내게 빌라를 팔아 샀고 국세청에서 법인을 등록해줘서 했을 뿐인데 제가 무슨 죄를 지었습니까"라고 절규했다. 

주최 측은 오후 6시 20분경 집회 장소에서부터 민주당사로 시민들과 함께 거리행진을 벌였다. 도착하는 대로 "민주에 민주없고, 더불어에 더불어없다"는 문구의 스티커를 붙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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