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괜찮느냐”는 친구 물음에
“삭신 쑤시지만 입원 안 했다 쪽팔려서”
먼저 친 정진웅, 혈압상승·근육통 입원
실제론 몸싸움 무관한 코로나 검사

한동훈 검사장./연합뉴스

한동훈 검사장이 압수수색 과정에서 자신을 폭행해 놓고 쌍방폭행이라고 병원에 드러누운 정진웅 부장에 대해 “나까지 입원하면 검찰이 뭐가 되냐”고 밝힌 것으로 1일 확인됐다.

김태현 변호사는 전날 MBC라디오 방송에서 최근 한 검사장과 나눈 대화 내용을 전했다. 1973년생인 두 사람은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동문, 친구 사이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한 검사장은 “괜찮느냐”는 물음에 “삭신이 쑤신다. 의사가 입원하라고 했는데 안 했다, 쪽팔려서”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가 “그래도 몸이 중요하니까 검사를 받고 사진만 정 부장처럼 안 풀면 된다”고 하자, “나까지 입원하면 검찰이 뭐가 되냐”고 답했다.

한 검사장과 정 부장 사이의 몸싸움은 지난 29일 발생했다. 중앙지검 수사팀은 한 검사장의 휴대전화 유심(USIM)카드를 압수하기 위해 한 검사장의 근무지인 법무연수원 용인분원을 찾았다.

한 검사장은 수사팀으로부터 변호인과의 통화를 허락받은 뒤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풀려고 했다. 그때 정 부장이 사무실 탁자 너머로 몸을 날렸다. 넘어진 한 검사장 상체 위에 올라타 팔로 얼굴을 찍어 눌렀다.

백주대낮 벌어진 고위 공직자들 간의 난투극에 비판 여론이 형성됐다. 이를 불식하기 위함인지 중앙지검은 정 부장이 당일 입원 치료 중이라고 발표했다. 때린 쪽에서 되레 맞았다고 큰소리친 것이다.

서울성모병원 응급실에서 코로나 검사를 받는 정진웅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서울중앙지검 제공

동시에 정 부장이 서울성모병원 응급실 침상에 누운 사진도 공개됐다.

침상에 누운 정 부장의 오른팔에 링겔 주사가 꽂혀 있다. 눈은 게슴츠레 뜬 채다. 그런데 전신 근육통에 따른 혈압 상승으로 병원에 들렀다는 정 부장의 셔츠 단추는 채워져 있다. 벨트도 묶인 채다.

고혈압 환자에 대한 일반적인 처치 방식과 거리가 멀다. 몸을 압박할 만한 요소를 우선 제거하는 게 기본이다.

시민들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신정환의 뎅기열이 떠오른다”는 말도 나온다. 여의도 정가에선 어쭙잖은 정무적 판단이었다는 비판이 여야를 가리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한 주간지 기자가 정 부장이 몸싸움과는 무관한 코로나 검사 때문에 응급실에 입원했던 사실을 밝혀냈다.

그러자 정 부장의 침상 사진 촬영이 특혜였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일반인이 코로나 보균자로 의심되는 경우라면 사진 촬영은 금지됐을 터다. 그러나 병원 측은 보고용 사진이 필요하다는 중앙지검 요청을 들어줬다.

정 부장은 다음 날인 30일 오전에도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같은 병원을 찾았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