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美 대통령, 30일(현지시간) 트위터 통해 오는 11월 실시 예정인 대통령 선거 연기 언급
‘우편투표’ 제도 선호하는 야당·민주당 지지자들이 해당 제도 이용할 경우 再選 힘들다고 본 듯
실제로 大選 연기하려면 美 의회 승인 받아야...민주당 다수인 下院 통과 어려운데다, 上院도 반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실시 예정인 미 대통령 선거에서 ‘우편투표’ 제도가 도입된다면 ‘부정’(不正)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대선(大選) 연기’를 언급했다. 이에 여당인 공화당 소속의 미치 매코널 미 상원(上院) 원내대표가 직접 나서서 “어떤 경우에라도 대선은 예정대로 실시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해당 발언에 대해 반대 입장을 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미국 현지시간) “2020년 대통령 선거는 역사상 가장 부정확(inaccurate)하며 부정으로 가득 찬(fraudulent) 것이 될 것”이라며 “이는 미국을 매우 곤란하게 만들 것이며 국민이 적절하고 안전하게 투표할 수 있게 될 때까지 선거를 연기해야 하나?”하는 메시지를 자신의 공식 트위터 계정에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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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미국 현지시간) 작성한 트위터 메시지. 해당 메시지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11월 실시 예정인 미국 대통령 선거에 도입된 또는 도입 예정인 ‘우편투표’ 제도에 대한 강한 불신감을 드러냈다.(이미지=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식 트위터)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견해 제시는 중국발(發) ‘우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산 방지 차원에서 각 주(州)가 올해 11월 실시 예정인 미국 대통령 선거에 도입된 또는 도입 예정인 ‘우편투표’가 자신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선거에서 ‘우편투표’를 선호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정치 전문 매체인 ‘폴리티코’가 실시한 지난달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자 중 81%가 ‘우편투표’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공화당 지지자들 가운데 ‘우편투표’에 찬성한다는 답변을 한 응답자 비율은 34%에 그쳤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있자 트럼프 재선(再選) 캠프의 호건 기들리 대변인 역시 지난 6월 실시된 민주당 대선 경선에 도입된 ‘우편투표’와 관련해 개표까지 오랜 시간이 걸려 1개월여가 지난 지금까지도 경선 결과가 불명확한 점 등을 들어 ‘우편투표’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하고 나섰다.

그는 “대통령은 민주당의 전면적인 ‘우편투표’ 주장이 야기하는 혼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며 “모든 유권자들에게 그들의 요구와는 상관없이 투표용지를 보내주는 전국적인 ‘우편투표’ 제도화를 위한 수단으로 ‘코로나19’(우한 코로나바이러스)를 활용하고 있다”는 표현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우편투표’ 반대 의견에 대한 해설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연기’ 의견은 곧바로 미 의회의 반발을 초래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대선 연기’를 언급한 당일 여당인 공화당 소속의 미치 매코널 미 상원 원내대표는 “어떤 상황에도 대응해 대선을 예정대로 실시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마찬가지로 공화당 소속인 린지 그레이엄 미 상원 의원과 테드 크루즈 미 상원 의원도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의견에 반대 입장을 냈다.

연방법의 관련 규정에 따라 11월 첫째 일요일 다음날로 규정된 미국 대선을 연기하기 위해서는 미 의회의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 미 하원(下院)을 야당인 민주당이 다수파가 점하고 있는 데다가 미 상원(上院) 의원들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연기’ 입장에 반대하고 나서, 실질적으로 미국 대통령 선거가 연기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는 것이 현재의 중론(衆論)이다.

한편,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을 연기하고자 할 생각은 없다”고 못박으면서도 “(‘우편투표’가 급증할 경우) 선거는 역사상 가장 부정한 선거로 치러질 것”이라며 ‘우편투표’도입에 대한 반감을 다시 한 번 표명하기도 했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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