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심 통해 한동훈-윤석열 대화 기록 입수하려는 듯
‘채널A기자 강요미수 의혹’에 윤석열 엮기 위함?

윤석열 검찰총장과 한동훈 검사장./연합뉴스

정진웅(52·29기)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이 법무연수원 용인분원에 있는 한동훈(47·27기) 검사장을 찾아 몸싸움을 벌인 데는 압수 대상인 유심(USIM)카드를 통해 윤석열 검찰총장과 한 검사장 간의 대화 기록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는 법조계 관측이 31일 나왔다. 그럼으로써 이성윤 중앙지검 수사팀이 사활을 건 ‘채널A 기자 강요미수 의혹’ 사건에 윤 총장의 연루 여부를 확인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31일 검찰 등에 따르면 중앙지검 수사팀은 지난 29일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직원을 참고인으로 소환했다. 검찰은 VIK 직원에게 서울 남부지검의 신라젠 수사가 초기부터 어떻게 진행됐는지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철 전 VIK 대표는 신라젠에서 지분 14%를 소유한 최대 주주였고, 상장되기 전의 이 회사에 450여억원을 투자했다. 한 검사장은 지난해 7월부터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근무하며 해당 사건 지휘 라인에 있었다. 그러다 지난 1월 추미애 법무장관의 ‘대학살 인사’에서 부산고검 차장검사로 사실상 좌천되면서 손을 뗐다.

수사팀은 한 검사장이 지난해 하반기 신라젠 수사를 지휘한 내용과 이동재(35) 전 채널A 기자가 지난 2~3월 이철 전 VIK 대표에게 보낸 편지 내용을 비교해 유사점을 찾고 있다. 이 전 기자가 신라젠 주가조작 사건에 유시민 등 여권 인사 개입 여부 파악을 위해 이 전 대표 측 대리인 지모씨와 접촉한 뒤 협박성 취재(강요미수 혐의)를 했다면, 공모 의혹을 받는 한 검사장 역시 해당 혐의에 책임을 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런데 수사팀은 여기서 더 나아가, 한 검사장과 윤 총장의 대화 내용 기록까지 확보해 이번 사건에 윤 총장이 관여했다는 증거를 입수하고자 했다는 것이다.

유심 카드를 이용하면 카카오톡이나 텔레그램 대화 내용 일부를 복원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심 카드에는 가입자 정보와 통화내역 정도가 저장되지만, 개인식별 정보를 바탕으로 카카오톡이나 텔레그램 등 서버에 우회 접속이 가능한 전례가 있다.

한편 IT통신업계에서는 수사팀이 한 검사장의 아이폰 잠금해제를 풀 비밀번호 조합을 알아내기 위해 유심 카드를 압수하려 했다는 추측도 나온다. 검찰은 앞서 지난달 16일 한 검사장의 휴대전화를 처음 압수했지만, 비밀번호를 풀지 못해 디지털 포렌식에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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