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소속 위원들 "IT 대기업들이 독점을 통해 시장 지배력 남용"
'IT 빅4' 기업들, 정치적으로 편향됐다는 지적 나오기도

왼쪽부터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팀 쿡 애플 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사진: 연합뉴스)

미국의 IT '빅4(애플·구글·마이크로소프트·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들이 미국 민주당 소속 위원들의 '독과점 공세'에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 반독점소위원회가 화상으로 진행하는 반독점 청문회에서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 팀 쿡 애플 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마크 저크버그 페이스북 CEO는 자신의 회사가 치열한 경쟁에 직면해 있다며 독점 공세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민주당 소속 데이비드 시실린 반독점소위 위원장은 이날 모두 발언을 통해 'IT 빅4' 기업들이 독점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남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 기업은 너무도 막강한 데다 경쟁과 창의성, 혁신을 짓누르고 있다"며 "많은 관행이 경제적으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팀 쿡 애플 CEO는 "애플은 우리가 사업을 하는 어떤 시장에서도 독점적 점유율을 갖고 있지 않다"며 "아이폰은 물론이고 다른 어떤 상품군에서도 그렇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특히 스마트폰 시장은 지독하게 경쟁하고 있다"며 삼성, LG, 화웨이 등과의 경쟁을 통해 구글은 매우 성공적인 스마트폰 사업을 일궜다고 설명했다.

페이스북에 대해선 기업 인수를 통해 공정경쟁을 방해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제리 내들러 법사위원장은 페이스북의 경쟁사인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을 인수한 것과 관련해 "페이스북은 인스타그램이 시장에서 자신들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인수한 것"이라며 "이는 시장 경쟁을 무력화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마크 저크버그 페이스북 CEO는 애플의 메시지 서비스 아이메시지, 동영상 공유 소셜미디어 틱톡, 구글 유튜브 등을 언급하며 "이들과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세계적으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페이스북은 미국이 지향하는 가치인 민주주의, 경쟁, 언론 자유를 신봉하는 자랑스러운 미국기업"이라며 "그에 반해 중국은 매우 다른 구상에 초점을 둔 자신들 버전의 인터넷을 구축해 이를 다른 나라에 수출하고 있다"고 받아쳤다.

아마존을 겨냥해 '대기업의 착취'라는 지적이 나오자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는 "우리는 미국에서만 100만여명을 고용하고 있다"며 "아마존은 지난 10년간 미국의 어떤 회사보다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설명했다. 독점 문제에 대해선 "아마존은 미국의 전자상거래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소매 시장 기준으로는 4%만 차지하고 전세계에선 이 비율이 1%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또한 구글의 온라인 광고 경쟁자로 트위터, 인스타그램, 핀터레스트, 컴캐스트 등을 언급하며 "구글은 검색과 관련해 이 영역의 전문가인 여러 기업들과의 강한 경쟁을 마주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한편 독점 문제와 관련해 공화당 소속의 짐 센센브레너 의원은 "크다는 게 그 자체로 나쁘지는 않다. 오히려 성공한 경우 보상을 받아야 한다"며 반박하기도 했다.

'IT 빅4' 기업들이 정치적으로 편향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그동안 많은 미 정치권 인사들이 제기한 문제이기도 하다. 

공화당 소속인 짐 조던 의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6년 대선에서 당선된 후 구글 경영진이 실망감을 드러내는 메일을 보냈다면서 "IT 공룡들이 보수주의자들을 괴롭히려 한다"고 말했다.

그레고리 스튜비 공화당 의원도 구글이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코로나19 치료제라고 홍보하는 영상을 허위 정보로 판단하고 삭제했다며 "의사들 입에 재갈을 물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효과를 언급하는 의사들의 영상은 현재 구글을 비롯해 페이스북, 트위터 등에서도 검열로 인해 삭제된 상황이다.

이날 청문회에 출석한 'IT 빅4' 기업들의 시가총액을 모두 합치면 5조달러(약 6000조원)에 달한다. 이들 기업의 수장이 의회 청문회에 동시에 출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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