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언론, 성추행한 한국 외교관 신원 전격 공개...한국 정부는 꽁꽁 숨겨.‘현지 분위기 심상치 않다’
뉴질랜드 언론, 성추행한 한국 외교관 신원 전격 공개...한국 정부는 꽁꽁 숨겨.‘현지 분위기 심상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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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언론은 자국민 성추행한 한국 외교관 이름, 성명, 근무지 모두 밝히는데 文정부-언론은 쉬쉬
성추행에 관대한 한국의 부끄러운 자화상
현지 언론 “현 필리핀 총영사 김형곤 씨, 뉴질랜드 근무 시 남성 직원 3차례 성추행 혐의”
“한국정부와 대사관, 동성 성추행 혐의 받는 외교관 조사 및 송환 거부”
뉴질랜드 언론은 '성추행 혐의'를 받는 한국 외교관의 이름이 김형곤이며 현재 필리핀 주재 한국대사관에서 총영사로 근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뉴스허브 화면 캡처).
뉴질랜드 언론은 '성추행 혐의'를 받는 한국 외교관의 이름이 김형곤이며 현재 필리핀 주재 한국대사관에서 총영사로 근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뉴스허브 화면 캡처).

뉴질랜드 한국 대사관에서 근무하는 현지인 남성 직원을 성추행한 한국 외교관의 송환을 거부하는 문재인 정부에 대해 현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최근 뉴질랜드 현지 언론들은 성추행 혐의를 받는 한국 외교관의 실명과 얼굴 사진, 현 근무처 등을 낱낱이 밝히며 “한국 정부가 뉴질랜드 성추행을 저지른 혐의를 받는 외교관을 보호하고 있다”고 성토하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한국정부가 성추행 혐의를 받는 외교관의 송환을 거부하는 것은 뉴질랜드 시민에 대한 정의를 거부하는 것이라며 “정의를 회피한 사람이 현재 필리핀에서 매우 책임있는 자리에 올라있다는 것이 무척 뻔뻔스럽다”고 지적했다. 성추행 혐의를 받는 외교관을 계속 중용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를 겨냥해 ‘뻔뻔스럽다’고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반면 문재인 정부와 국내 언론은 성비위 사건으로 ‘나라 망신’을 시킨 외교관의 신원을 꼭꼭 숨기고 있다. 그러나 지난 28일 뉴질랜드 총리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통화를 요청한 만큼 성추행 사건을 ‘덮고’ 가려는 한국 정부에 대해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 재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와 전화통화를 하고 한국 외교관의 뉴질랜드 현지 성추행 의혹 사건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청와대는 두 정상이 이번 사건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날 두 정상 간 통화는 아던 총리의 요청으로 30분간 이뤄졌다. 아던 총리는 한국 외교관의 성추행 사건에 유감을 표하며 사건 수사에 협조를 요청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앞서 뉴질랜드 방송 ‘뉴스허브’는 지난 25일 “한국 정부가 뉴질랜드 성추행을 저지른 혐의를 받는 외교관을 보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뉴스허브는 “뉴질랜드 시민이 지난 2017년 한국 외교관에 의해 성추행을 당한 뒤 여전히 정의를 기다리고 있다”며 “전 뉴질랜드 주재 한국 외교관이 남성 직원을 추행한 혐의로 고소를 당하고 올해 체포영장이 발부됐지만 그는 여전이 필리핀 주재 한국 대사관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한국은 그를 뉴질랜드에 돌려보내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질랜드의 언론은 성추행 혐의를 받는 한국 외교관은 현재 주 필리핀 한국 대사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홍곤 총영사라며 그의 얼굴을 사진과 함께 공개했다.

뉴스허브는 “웰링턴에 위치한 한국 대사관에 근무하는 한국 외교관들 닫힌 문 뒤에서 일을 하고 있으며 자사의 인터뷰 요청을 번번이 거절했다”며 “뉴질랜드 경찰들도 마찬가지로 2017년 이래 성추행 혐의를 조사하려는 노력이 번번이 거절당했다”고 했다.

지난 2월 뉴질랜드 웰링턴 지방 법원은 김홍곤 총영사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뉴질랜드 경찰은 그를 뉴질랜드로 소환하고자 한다. 그는 웰링턴 한국 대사관에서 동성인 남성 뉴질랜드 직원을 성추행한 3가지 혐의를 받고 있다.

뉴스허브는 “각각의 혐의에 대해 7년형이 선고될 수 있다”며 “그러나 김홍곤 총영사를 뉴질랜드로 소환하려는 노력은 한국정부가 도움을 주길 거부한 탓에 지금까지 성과가 없었다”고 전했다.

뉴질랜드의 또 다른 매체도 김형곤 총영사의 얼굴과 실명을 공개했다.
뉴질랜드의 또 다른 매체도 김형곤 총영사의 얼굴과 실명을 공개했다.

국제관계 전문가인 로버트 파트만은 뉴스허브에 “한국정부의 이 같은 조치는 한국 외교관에 대해 심각한 혐의를 제기한 뉴질랜드의 시민에 대한 정의를 거부하는 것”이라며 “뉴질랜드의 사법체계를 도피했을 뿐만 아니라 정의를 회피한 사람이 현재 필리핀에서 매우 책임있는 자리에 올라있다는 것이 매우 뻔뻔스럽다”고 했다.

뉴스허브가 입수한 공소장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김홍곤은 자신의 집무실에서 남성 직원에게 자신의 데스트 톱 컴퓨터를 고쳐달라며 그를 성추행했다. 김홍곤은 갑자기 희생자의 왼쪽 엉덩이를 손으로 움켜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 번째 성추행은 대사관 엘리베이터 밖에서 일어났다. 뉴질랜드 경찰에 따르면 김홍곤은 희생자에게 다가가 사타구니와 허리띠 주변을 손으로 움켜잡았다.

두 사건 모두 상사에게 보고됐지만 희생자는 김홍곤의 사무실에서 계속 일했다. 세 번째 성추행은 그로부터 몇 주 뒤에 일어났다. 이번에 김홍곤은 남성 직원의 유두와 가슴을 만졌다.

김홍곤은 한 달 뒤에 뉴질랜드를 떠났다. 고소가 경찰에 접수되기 전이었다. 작년 뉴질랜드 경찰은 수사를 시작했으며 그때 이후로 김홍곤은 뉴질랜드로 돌아오지 않았다.

뉴스허브는 “뉴질랜드와 한국의 우호관계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김홍곤을 기소하기를 거부하고 있다”며 “외교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9월 한국정부에 협조를 부탁했으나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법원기록에 따르면 뉴랜드 한국 대사관은 경찰의 CCTV에 대한 접근을 거절하는 등 현장검증을 거부하고 있으며 피해 직원이 경찰과 면담하기 위해 외교적 면제를 발부해주는 것을 거절하고 있다.

외교부는 2018년 귀국한 김 씨를 자체 조사해 1개월 감봉 처분을 내린 뒤 사건을 자체 종결했다. 김 씨는 신체 접촉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성추행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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