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체계 아닌 靑 고위급 인사로부터 상황 전달받아
여야 막론하고 군의 경계작전 실패 거센 질타
신원식 “경계실패 원인의 본질은 군기강 해이”
정경두 “입이 열두개라도 할말없다”...거듭 사과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28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있다. 2020.7.28/연합뉴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28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있다. 2020.7.28/연합뉴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28일 인천 강화 월곳리 배수로를 통한 김모(24)씨의 수영 월북에 대해 “(26일) 아침 7시~7시 반쯤 (서훈) 청와대 안보실장의 전화를 받고 처음 인지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김씨의 월북 사실을 26일 오전 조선중앙TV를 통해 보도하기 전까지 정 장관은 사태를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정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안보실장이 ‘김씨 월북 보도에 대해 빨리 확인을 해야겠다’고 말해, 합참 관련 요원들에게 확인 지시를 내렸다”면서 “그때는 이미 요원들이 확인하는 상황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경계작전 실패가 우려되는 사안을 군 수뇌부인 정 장관이 관련 보고 체계가 아니라 북한 보도를 접한 청와대 인사로부터 전달받은 것이다.

박한기 합참의장은 “오전 7시 뉴스를 보고 북한 방송 내용을 알게 됐고, 8시1분 작전본부장으로부터 관련 사안에 대해 확인하고 있다는 최초 보고를 받았다”고 했다. 박 의장 역시 최초 보도 2시간이 지나서야 김씨의 월북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정 장관은 “북한에서 보도하지 않았다면 김씨 월북을 계속 몰랐을 것”이라는 김민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유관 기관과 합동해서 알 수는 있었겠지만 군 자체적으로는 알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시인했다.

이채익 미래통합당 의원은 “북한 발표가 없었으면 우리 군이 계속 몰랐을 것이라니 귀를 의심했다”며 “정말 참담한 심정”이라고 했다. 신원식 의원은 맥아더 장군의 ‘작전에 실패한 지휘관은 용서할 수 있어도 경계에 실패한 지휘관은 용서할 수 없다’는 말을 인용한 뒤 “너무나 막강한 적과 싸울 때는 열심히 해도 질 수 있지만 경계작전 그럴 수 없다”고 비판했다.

신 의원은 그러면서 “경계작전 실패는 장병의 성실성, 정신전력이 해이해졌다는 소리”라며 “경계작전 실패는 표피적 원인이 있겠지만 본질은 장병 정신 전력에 있다는 것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장관은 “백번 지적받아도 할 말이 없다”, “입이 열두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며 거듭 사과했다. 정 장관은 “모든 부분의 무한 책임을 국방 장관이 지고 있다”며 “국민들께선 신뢰를 안 하겠지만, 각종 시스템과 장비들이 굉장히 많이 보완돼 있고, 실제로 그런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했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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